지난 28일, 29일 양일간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빅스(엔·레오·켄·라비·홍빈·혁)의 두번째 단독 콘서트 '빅스 라이브 판타지아-유토피아(VIXX LIVE FANTASIA-UTOPIA)'는 제목처럼 현실과 판타지를 넘나들었다. '콘셉트돌'이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이날 모든 무대는 하나의 커다란 스토리 안에서 다양한 에피소드로 펼쳐졌다. 상상을 뛰어넘는 무대 연출과 화려한 퍼포먼스로 약 150분간 이어진 공연은 그야말로 빅스가 만들어낸 유토피아(이상 세계)였다.
데뷔 3년 만에 국내 최대 실내 공연장에서 총 2만4000여명의 관객을 동원한 빅스는 이들이 대세 그룹 중 하나라는 것을 확실히 보여줬다.
■ 대세 '콘셉트돌'의 진면모
위태로운 사운드의 오프닝 음악과 함께 붉은 깃발을 든 기수들이 무대에 오르며 막이 열렸고 클론(복제인간)과 같은 모습의 빅스 여섯 멤버들이 등장하자 팬들의 폭발적인 함성으로 귀가 먹먹해졌다.
이번 콘서트의 가장 큰 특징은 블랙X라는 '악의 존재'와 '복제인간 빅스'를 설정해 놓고 콘셉트가 분명한 스토리텔링으로 무대를 구성했다는 점이다. 블랙X의 세계관, 블랙X가 꿈꾸는 디스토피아적 세계, 관객의 함성을 느끼고 감정오류를 경험하는 빅스, 사랑이라는 인간의 감정을 느끼는 빅스, 뜨거운 심장, 인간의 편에 서버린 빅스, 블랙X의 잔홍성에 분노하는 빅스, 블랙X를 심판하고 자폭하는 빅스까지, 기승전결이 있는 한편의 영화였다.
콘서트의 포문은 강렬한 콘셉트의 '다칠 준비가 돼 있어'와 '저주인형'으로 열었다. 시작부터 압도적인 영상효과가 돋보였다. 가령 가사에 맞게 '지옥의 문'이 열리면 불꽃이 튀어오르는 영상으로 혼을 쏙 빼놨다. 적막한 도시를 배경으로 한 '어둠 속을 밝혀줘' '애프터 다크(After Dark)'와 화려한 레이저로 클럽 분위기를 낸 '시크릿 나잇(Secret Night)' 등 곡의 분위기를 제대로 살린 무대 연출은 콘서트의 재미를 더했다.
파워풀한 무대로 40여분간 숨가쁜 퍼포먼스를 선보인 뒤에야 빅스는 팬들에게 첫 인사를 건넸다. 여섯 멤버 각자 인사를 한 뒤 빅스는 "별빛(팬들)이 바로 가까이에 있어서 떨린다"며 흥분된 마음을 표현했다.
감성적인 모던록 느낌의 '청춘이 아파'를 부르면서부터는 분위기가 반전됐다. 밝은 댄스곡 '세이 유 세이 미(Say you say me)'로 귀여운 매력을 발산하는가 하면 '타임머신'과 '락 유어 바디(Rock your body)'을 부를 때는 멤버들 모두 2층까지 닿을 만큼 가까운 무대로 뛰어나와 관객과 함께 호흡했다.
■ 개성 넘치는 6인 6색 솔로무대
콘서트가 이어지는 사이사이에 마련된 솔로무대는 각 멤버의 개성을 한껏 드러내며 색다른 매력을 선보였다.
시작은 홍빈. '클로닝(Cloning)'이라는 제목의 댄스퍼포먼스는 마치 블랙X에 의한 복제인간 빅스의 탄생 과정을 보여주는 듯한 무대로 펼쳐졌다. 무대와 영상 속을 넘나들며 절도있는 춤을 선보이던 홍빈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며 장관을 이뤘다.
두번째 주자는 라비. 메인 래퍼답게 '고스트(Ghost)'로 랩실력을 뽑냈다. 블링블링한 금빛 무대 위에 검은 퍼(fur) 코트를 입고 럭셔리한 모습으로 등장한 라비는 특유의 저음 톤으로 자신감 넘치는 랩을 쏟아냈다. 중간에 반주 음악없이 선보인 아카펠라 랩은 아이돌 래퍼에 대한 편견을 깰만큼 인상적이었다. 이어 막내 혁은 제프 버넷의 '콜 유 마인(Call you mine)'으로 달달한 무대를 꾸몄다. 흰색 수트에 나비넥타이를 매고 연인에게 프로포즈하듯 노래와 함께 춤을 선보였다.
켄은 아델의 '롤링 인 더 딥(Rolling in the deep)'을 자신만의 색깔로 재해석 했다. 초반부에 무반주로 부르는 노래는 메인보컬다운 그의 가창력을 보여줬다. 켄 특유의 곧게 뻗는 고음이 공연장에 울려 퍼지자 팬들은 환호하며 화답했다. 레오 역시 '할 말'로 노래실력을 뽐냈다. 특히 애절한 목소리와 표현력이 돋보였다. 레오의 감정선이 고조될수록 회전무대가 상승하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리더 엔은 '셀프-디스유니언'이라는 제목으로 파워풀한 댄스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현대무용과 같은 파격적인 동작으로 시작부터 시선을 사로잡았고 무표정으로 일관하며 카리스마 넘치는 퍼포먼스를 선사했다.
■ "꿈의 무대… 고맙고 사랑해요"
이번 콘서트에서 빅스는 팬들에 대한 고마움과 사랑을 수시로 드러냈다. 특히 켄은 팬들을 '우리 애기'라고 부르며 애정을 표현했다. 빅스가 팬들에 대한 마음을 담은 곡 '러브 레터(Love Letter)'를 부르자 팬들은 미리 준비한 '항상 네편, 사랑해'라는 슬로건을 들고 화답하며 하나가 됐다. 빅스는 "꿈의 무대에 설 수 있게 된 건 다 별빛들 덕분"이라며 고마움을 나타냈다.
리더인 엔은 "3년이란 시간을 지내며 힘든 일도 많이 있었다. 하지만 멤버들과 여러분과 함께 하며 힘을 얻었다"고 말했다. 과묵한 레오도 "진짜 고맙고 고맙고 고맙다"며 "오래보자. 사랑해."라며 팬들을 감동시켰다. 라비는 "데뷔만 하면 다 잘 될 줄 알았는데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그래도 힘든만큼 성장했고 여러분과 함께하는 지금이 소중하다. 더 열심히 해서 더 좋은 무대로 여러분과 계속 함께하고 싶다"고 말했다. 라비는 감격해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빅스는 '대.다.나.다.너'와 함께 "별빛 여러분들이 빛을 내고 계시면 저희가 그 빛을 평생 따라가겠다"는 멘트를 끝으로 '유토피아'의 막을 내렸다.
dalee@fnnews.com 이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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