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화장품 업체의 지난해 매출에서 면세점이 차지하는 비중이 백화점과 방문판매를 넘어, 차이도 크게 벌어지고 있다.
2일 화장품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의 화장품 사업부문 매출 가운데 면세점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13년 전체의 13.2%에서 지난해 20.6%로 7.4%포인트 증가하며 처음으로 20%를 넘어섰다. 해외법인 매출(24.4%)을 제외하면 지난해 국내 매출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수치다.
같은 시기 온라인 매출 비중도 지난 2011년 6.9%에서 매년 9.2%(2012), 10.7%(2013) 성장해 지난해 11.5% 수준까지 증가했다.
이에 비해 2012년까지 가장 큰 유통망이었던 백화점 매출 비중(2012년 26.9%)은 2년 만인 지난해 8.8%로 급감했다.
LG생활건강도 마찬가지로 화장품 부문 매출 가운데 면세점이 차지하는 비중이 2013년 5.9%에서 지난해 15.3%로 10%포인트 가까이 급성장했다. 같은 기간 방판 비중도 9.7%에서 10.3%로 소폭 성장했고, 백화점 판매 비중은 9.2%에서 8.1%로 역신장했다.
이 같이 화장품 업체 매출에서 면세점의 비중이 커진 것은 늘어난 중국인 관광객의 한국 화장품 사랑 덕분으로 분석된다.
실제 신라면세점은 국산제품 매출 비중이 지난 2012년 17%에서 지난해 32%로 급증했는데 전체 매출 10위권에 국내 화장품 브랜드가 4개나 이름을 올리면서 국산제품 매출을 이끌고 있다.
롯데면세점에서도 지난해 10월 고가 수입브랜드를 제치고 LG생활건강의 한방 화장품 후가 전체 브랜드 매출 순위 1위에 오를만큼 국산 화장품이 해외 수입브랜드 못지않은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 면세점 판매 1위에 꼽힌 '후 천기단 화현 3종 세트'로, 31만원대 가격에도 지난해 국경절 시즌 10월 한달에만 2만300여개 세트가 판매됐다.
이 때문에 화장품 업체들은 국경절 등 중국인 관광객이 밀려드는 시기를 겨냥해 이들이 좋아하는 붉은색과 금색으로 포장한 면세점 전용 상품을 내놓는가 하면 고액 구매고객을 위한 각종 행사를 벌이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지난 2013년 연말에는 중국소비자들이 황금을 선호하는 점을 착안해, 황금산삼 성분을 넣은 럭셔리 한방화장품 '후 천기단 화현 골드 앰풀(35만원선)'을 출시했다.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과거 중국인들 사이서 국산 화장품이 인기가 있었던 이유가 '싸다' 였다면 요즘은 '좋다'는 요인으로 바뀐 것을 체감한다"며 "면세점이 해외 진출하는데 있어서도 한국 호장품을 반드시 고려할 정도로 면세점과 국내 화장품 업계 간 관계가 긴밀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불과 4∼5년 전만 해도 면세점 매출 비중은 따로 분류도 하지 않을만큼 미미했다"며 "꾸준히 유입되는 중국인 관광객과 온라인·홈쇼핑·방판 등 채널 다변화로 국내 고객도 백화점을 찾는 경우가 줄고 있어 면세점 매출 비중은 더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gloriakim@fnnews.com 김문희 이병훈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