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샘 "성능 결과 우수" 인조석 조합 주장 반박
업계 "직접 수입이 화근" 대기업 제조사 배후 의혹
인조대리석 소재를 두고 가구업계 1위 한샘과 인조대리석 가공기업들 간의 팽팽한 신경전에서 한샘이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양측의 공방은 한국인조석가공업협동조합(인조석 조합)이 지난달 30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샘이 중국산 저가 소재인 '불포화 폴리에스터 수지(Unsaturated Polyester 이하 UP)'를 수입해 '한샘스톤'이라는 인조대리석을 제조.유통하면서 인조대리석 전반에 대한 이미지를 훼손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부터 불거졌다. 한샘측은 즉각 반발했다. 한샘은 인조석 조합에서 우수한 자재라고 주장하는 '메타크릴산 에스테르로(Methacrylate 이하 MMA)'와 UP를 고르게 사용하고 있으며 UP의 성능이 MMA에 비해 크게 뒤떨어진다는 조합의 의견에 이의를 제기했다. 그러나 양측모두 MMA와 UP의 성능시험 결과를 공개하지 않으면서 주장을 뒷받침할만한 근거를 제시하진 못했다.
6일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KTR)에 따르면 UP의 성능이 MMA와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시험결과에 따르면 MMA가 UP보다 인장강도나 인장탄성률이 다소 높지만 품질에서는 큰 차이가 없었다. 인장강도는 재료가 감당할 수 있는 최대의 응력으로 MMA는 30.62MPa였고 UP는 26.81MPa로 두 소재의 차이는 미미했다. 재료에 힘을 줬을 때 늘어나는 값을 나타내는 인장탄성률 차이는 0.46GPa에 불과했다.
연구원에서는 시험결과를 "UP와 MMA의 내구성과 내열성 실험 결과 큰차이를 보이지 않으며, 실제 고객이 사용하는데 두 소재 모두 품질적인 문제가 없다"고 총평했다.
연구원의 시험결과가 공개되자 한샘도 주방가구 불량률 결과를 제시했다. 한샘은 UP와 MMA를 소재로 한 인조대리석이 적용된 주방가구의 불량률을 조사해 MMA가 휨이나 색상변화에서는 다소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표면불량률은 UP 인조대리석보다 높았다고 밝혔다.
불량률조사결과에 따르면 MMA의 휨 불량은 0.09%, 색상변화 불량은 0.07%였으며 UP는 휨이 0.1%, 색상변화가 0.12%로 나타났다. 표면불량은 UP가 0.01%로 오히려 MMA(0.02%)보다 낮은 불량률을 보였다. 이처럼 공인연구기관의 시험결과가 공개되자 주방가구업계에는 때아닌 '대기업간의 대리전' 의혹마저 제기되는 상황이다.
MMA 인조대리석은 삼성SDI, LG하우시스, 한화 L&C 등이 판재 제조시장을 과점하고 있는 구조다. 인조석 조합 역시 이들 대기업에서 MMA인조대리석을 구매해 재가공하는 기업들로 이들 기업의 대리점도 상당수 포함돼 있다.
한 건자재 업계 관계자는 "판유리처럼 인조대리석 상판 역시 일부대기업이 독과점하는 구조"라며 "가구업계와 건자재 업계에는 이전까지 대기업 대리점과 거래했던 한샘이 인조대리석 판재를 수입해 직접 가공한 것이 갈등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리점들의 생계도 생계지만 한샘이 직접 수입에 나서면서 대기업 제조사들이 대리점을 앞세워 대리전을 치르고 있다는 의혹이 있는 것도 이 때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yhh1209@fnnews.com 유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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