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3.5% 오른 배럴당 53.98달러를 기록, 지난해 12월30일 이후 최고 가격을 기록했다. 또한 선물가격 역시 24% 상승했다.
이날 미국 원유가 상승 원인은 EIA가 조만간 원유 생산량이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EIA는 "지난 3월 미국에서 채굴한 크루드 오일 생산량은 최근 42년간 최대치"라며 "오일 생산량은 4~5월 최대 생산량을 기록한 이후 6월 이전에 생산량이 감소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EIA 발표는 지난 6일 골드만삭스가 올 4월 원유생산량이 최대치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 이후에 나온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투자자들과 애널리스트들은 기록적인 양의 미국 내 원유 채굴로 인해 지난 2014년 원유가가 50% 가까이 폭락했지만 올해 낙폭이 둔화되고 시장이 안정될 것으로 예상해왔다.
진 맥길란 트래디션 에너지의 수석 애널리스트는 "바이어들이 돌아와 수요가 늘어났다"며 이번 원유가 상승 원인을 분석했다.
EIA 자료에 따르면 미국 내 주간 원유 생산은 3월말 소폭 감소, 원유가 상승에 도움을 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주로 원유채굴 회사들이 낮은 원유가격으로 채산성이 맞지 않아 생산량을 줄이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올 들어 미국에서는 원유 채굴공수가 45% 이상 줄어들었다.
그러나 전세계적으로는 원유생산량이 수요를 뛰어넘는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역시 원유 생산량을 줄일 계획이 전혀 없어 보인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우, 7일 앞으로 하루 1000만 배럴의 원유를 지속적으로 생산할 것이라 밝힌 바 있다. 이는 사우디아라비아의 1일 원유 최대생산량에 근접한다.
미국석유협회(API)는 EIA 발표 이후, 미국 내 크루드유 생산은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1220만배럴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EIA는 또한 지난 3일 오전 10시30분까지 집계된 좀 더 자세한 미국 내 크루드오일 재고 및 생산 현황을 8일 추가로 발표할 예정이다. WSJ은 이 발표에 대해 원유재고분이 340만배럴 정도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주간 원유재고량으로는 최고 기록이다.
현재 미국 내 원유재고량은 80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디아파손 원자재 매니지먼트(DCM SA)의 알레산드로 겔리 애널리스트는 "앞으로 언젠가 잉여 크루드 원유는 가솔린이나 디젤 등을 얻기 위해 정유소로 이동될 것"이라며 "앞으로 가솔린 가격은 브렌트 크루드유 수준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가솔린 선물시장에서 이날 가솔린 가격은 1% 오른 갤런당 1.8609달러로, 디젤 선물은 1.1% 하락한 갤런당 1.7838달러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한편 EIA와 골드만삭스는 미국 내 크루드 오일 생산은 올 4·4분기경 원유 채굴업체들이 채산성을 맞추며 생산 정상화를 찾아갈 것으로 전망한다. EIA는 올해 일일 원유생산량은 920만배럴로 지난해 870만배럴에 비해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미국 내 원유 일일 생산량은 평균 933만배럴로 집계됐다. jhj@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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