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칼럼 특별기고

[특별기고] 성완종리스트, 그리고 권력,배신 죽음의 교훈

임정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4.13 21:28

수정 2015.04.13 21:35


성완종회장은 마지막가는길에 택시비까지 포함 8만원을 가지고 있었다. 초등학교학력에 신문배달을 하면서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죽을 각오를 했고, 결국 정글같은 세상에 편입했고, 아니 기업가로 자수성가했다.

그리고 권력을 향한 욕망의 질주를 시작했다. 국회의원에 3번도전했고 결국 꿈을 이루었다.

그는 인간관계를 주고받는 관계로 묘사했다. 이미 인간으로서 성공처세술을 이미 알고 있었지만 그릇된 방법은 종국에는 파국을 향해 치닫는다.
잘못된 가치관과 철학을 가지고 살아 온 것이다.

사실 고등학교 동창회나 대학동창회도 자신의 이익과 영달을 위해 잘나가는 친구나 선배들을 쫓아다니거나, 인맥을 만들려고 혈안이 된 이들도 있다. 동창까지 성공의 도구로밖에 보이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권력이나 명예를 가진 이들에게 줄을 대는 가장 좋은 방법은 사과박스에 현금을 날라다주는것. 그러다보면 그들 주위에서 맴돌 수 있고, 공천도 받고, 신분상승을 할수 있게 될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돈이 거의 모든것을 해결주기때문이다. 그렇다고 그런방식으로 한자리를 차지하고 성공한들 뭐하겠는가. 그의 마지막이 증명해주지 않았는가. 얼마나 부질없고 허망한 것인지.

결국 그는 권력자들과에게 접근해서 공천을 받고 국회의원이 되었다. 잘나가는 듯했지만 어떤 연유에서인지, 비슷한 불법을 저지르고 선거에 당선된 이 중에서 몇 안되는 선거법위반으로(어떤 미운털이 박혔는지 모르겠지만) 국회의원직을 상실했다.

그리고 갑자기 자원비리의 1차 수사타깃이 되었다. 그는 다급했다.

그동안 친목을 쌓아왔던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정치헌금을 가져다주었던 이들에게 연락을 했지만 모두들 모른척했다. 그의 리스트와 마지막인터뷰가 그걸 증명해준다.

인생의 벼랑길에서, 인생의 나락에서, 인생의 절벽에서.

그동안 로비를 했던 이들에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모두들 얼굴을 외면했다, 상황이 만만치않았다.

본인들도 그상황에서 성회장과 같이 엮이는 걸 원하진 않을 것이다. 십분 이해한다. 그만 몰랐던 걸까. 필요할때 이용하고, 단물 다 빨아먹은 다음에 필요없으면 헌신짝처럼 버리는, 잔인한 정글의 법칙보다 더 추악한 세상, 정치권의 현실을.

그곳에서 도와줄 사람은 없었다. 정치권에서 인간을 믿는다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그저 필요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친분과 행위만 있을뿐.

아무튼 그가 횡령을 했다는 검찰의 발표와 그돈으로 정치헌금이라는 범법행위를 한게 사실이지만 그의 죽음은 인간적인 연민을 느끼게 한다.

정치헌금 없이는 기업이나 정치나 어떤 이권도 얻을수 없는 우리사회의 현실도 적나라하게 드러내보였다.

마지막으로 부, 권력, 명예, 높은자리… 바람 앞의 먼지나 겨같은 거다.

한순간 바람이 훅 불면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하지만 지금도 수많은 조직이나 사회에서 완장차고서도 마치 권력심장부에라도 앉은듯, 십상시 흉내내는 인간들도 있다.

그리고 그런 이들에게 줄을대고 있는 게 우리현실이다. 성완종회장의 죽음이 우리에게 던져주는 교훈을 되새겨 보아야 할 것이다.


더불어 자신이 성공하고 살아남기 위해서는 남을 짓밟고 음해하고 희생양을 찾는 우리사회의 처절하고 잔인함. 이것도 떨쳐버려야한다.

아날로그적 방법으로 정치헌금이 전달되었지만, '1과0으로 이루어진 디지털증거는 수많은 곳에 흔적을 남기고 있을 것이다.


그 디지털증거를 찾는 일은 검찰이 할일이다.

해커묵시록 작가 최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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