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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 옥상옥 지배구조 털고 완벽한 지주회사 탈바꿈

김현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4.20 14:26

수정 2015.04.20 15:38

SK그룹이 '그룹 지배구조'의 중심 축인 SK C&C와 SK를 합병하기로 했다. 두 회사의 합병으로 총 자산규모 13조2000억원의 대형 사업지주회사가 태어나게 됐다.

다만 비금융지주회사의 금융자회사 지분소유 금지 규제 때문에 SK증권 지분 10% 처분 문제가 남아있다. 회사측은 2년의 유예기간 내 방안을 강구할 방침이라고 밝히고 있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는 금융회사를 소유할 수 없다.

SK C&C㈜와 SK㈜는 20일 각각 이사회를 열어 양사간의 합병을 결의하고, '미래 신성장동력 확보 및 지배구조 혁신을 통한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하여 통합법인을 출범시키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SK㈜는 명목상 지주회사였다. 하지만, 실제로는 SK C&C가 실질적 지주회사 역할을 해왔다. SK C&C가 SK㈜ 지분을 31.8%를 갖고 있는 최대 주주였기 때문이다. 현재 최태원(55) 그룹 회장은 SK C&C의 지분 32.9%를 보유하고 있다.

SK C&C와 SK는 각각 1대 0.74 비율로 합병하고 SK C&C는 6360억원어치의 자사주 600만주를 소각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SK 브랜드의 상징성 및 그룹 정체성 유지 차원에서 합병회사의 사명은 SK주식회사로 결정했다.

SK그룹은 8월 1일까지 합병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번 합병을 통해 SK그룹은 완벽한 지주회사 체계를 갖추게 된다.

SK그룹은 "SK C&C가 가진 ICT 역량 기반의 사업기회와 SK가 보유한 자원이 결합돼 재무 구조가 개선되고 다양한 신규 유망사업 등 새로운 성장 동력 발굴이 용이해질 것"이라고 자평했다.

또한 SK는 2007년 지주회사 체제 전환 이후, SK C&C가 지주회사 SK㈜를 지배하는 옥상옥의 불완전한 지배구조에서도 벗어나게 된다.

최회장의 지배력도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최대주주인 최태원 회장이 새로운 지주회사가 되는 합병회사의 직접 대주주가 되면서, SK그룹은 그간 '최회장→SKC&C→SK㈜→사업자회사'로 연결되는 복잡한 지배 구조를 '최회장→합병회사→ 사업자회사'로 단순화하게 됐기 때문이다.

SK증권 매각 문제는 지켜볼 사안이다.


SK C&C 관계자는 "일단 공정거래법상 일반지주사로 전환될 경우 금융회사를 보유할 수 있는 2년간의 유예기간이 있어 SK C&C의 회사 형태에 따라 처리방안을 강구할 방침"이라며 "공정위의 유권해석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maru13@fnnews.com 김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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