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클랜드는 지난 해 파격적인 변신을 시도했다. 오클랜드는 '머니볼' 팀이다. 저비용, 고효율을 추구하는 대표적인 팀이다. 1998년 이후 18년 째 팀을 이끌고 있는 빌리 빈 단장의 철학이기도 하다.
오클랜드의 성공은 눈부셨다.
월드시리즈 우승이 없어서다. 용의 그림은 그렸으나 눈을 찍지 못했다. 월드시리즈는커녕 번번이 리그 챔피언십서 탈락했다. 고만고만한 선수로는 안 된다. 빌리 빈의 결론이었다.
빌리 빈은 즉시 행동에 나섰다. 2014시즌 오클랜드는 전반기서 지구 선두를 달렸다. 레스터, 사마자, 하멜 같은 비싼 몸값의 선수들을 대거 영입했다. 그들에게 월드시리즈 우승 해결사 역할을 기대했다. 결과는?
샌디에이고는 만년 하위 팀이다.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가운데 가장 돈을 적게 쓰는 구단 중 하나다. 오클랜드와 '도찐 개찐'이다. 2013년 샌디에이고의 선수 총액 연봉은 5900만 달러(약 650억 원), 전체 25위였다.
지난해는 9000만 달러로 21위에 오르더니 올해는 1억 2600만 달러로 9위까지 도약했다. LA 다저스에서 매트 캠프(2100만 달러)를 데려왔고 저스틴 업튼(1470만 달러) 제임스 쉴즈(1000만 달러) 크레이그 킴브렐(925만 달러) 등 고액 연봉자들을 겁 없이 영입했다.
팀 내 고액 연봉 상위권 선수 가운데 순수 프랜차이즈 스타는 윌 베나블(7위) 뿐이다. 샌디에이고는 지난해도 요아퀸 베노아, 타이슨 로스 등 고액 스타들에게 손길을 뻗었다. 샌디에이고의 파격적인 변신은 어떤 결과를 가져 왔을까?
샌디에이고와 비슷한 경우로 워싱턴을 들 수 있다. 워싱턴은 올 해 전체 구단 가운데 6번째로 많은 돈을 쓰고 있다. 2013년엔 11위, 2014년엔 9위로 매년 순위가 올라가는 중이다. 맥스 슈워즈(1700만 달러) 조단 짐머맨(1650만 달러)을 잇달아 영입한 결과다.
워싱턴은 2005년 몬트리올에서 연고지를 옮겨온 이래 10년간 단 한 번도 내셔널리그 챔피언에 등극하지 못했다. 워싱턴은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아낌없이 돈을 쏟아 붇고 있다. 효과를 보고 있을까?
결과는 '아직' 이다. 워싱턴은 19일(한국시간) 현재 동부지구 5팀 중 3위에 머물러 있다. 샌디에이고는 이날 시카고 컵스를 꺾고 2위로 올라섰다. 그래도 LA 다저스는 여전히 저만치 있다.
메이저리그 6개 지구 가운데 연봉 상위권 구단이 선두를 달리는 곳은 4군데다. 초반이긴 하지만 휴스턴(AL 서부 1위·연봉 총액 29위)이나 뉴욕 메츠(NL 동부·20위)가 이변의 주인공을 떠오르고 있다.
뿌린 만큼 거둔다는 말이 있다. 거기에는 비단 돈만 포함된 것은 아니다. 효율적인 투자, 선수단의 케미컬과 덕아웃 분위기, 코칭스태프와 구단 프런트의 역량 등이 모두 '뿌린 만큼'에 해당된다. 지난 해 오클랜드는 막판 24승 32패로 무너졌다. 돈 만으로는 안 된다. 월드시리즈 우승은 종합 예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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