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법인을 이용해 비자금을 조성·횡령하고 외국 원정도박을 벌인 혐의를 받고 있는 장세주(62) 동국제강 회장이 21일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했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세조사부(한동훈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9시50분께 검찰청사에 출두한 장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장 회장은 취재진으로부터 '100억원이 넘는 비자금을 조성했나' 등의 질문을 받고 "검찰조사에서 답변에 성실히 응하고 오겠다"고 짧게 답했다.
검찰이 장 회장에게 적용한 혐의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및 배임, 상습도박 등 3가지다.
장 회장은 동국제강 미국법인 동국인터내셔널(DKI) 등을 통해 실제 가격보다 원자재 단가를 부풀려 차액을 돌려받는 수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하고, 이 중 일부를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런 수법으로 만든 비자금 규모가 최대 200억원에 달한다는 관측이 검찰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검찰은 장 회장이 건물관리업체 페럼인프라 등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주는 방식으로 거래 대금을 부풀리는 등 부당한 내부 거래로 비자금을 조성했을 가능성도 보고 있다.
장 회장은 회삿돈 200만~300만달러로 미국 라스베이거스 특급 호텔 벨라지오, 윈 라스베이거스 등에서 상습적으로 도박을 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장 회장이 동국제강에서 횡령한 자금 중 상당한 액수를 외국 법인 계좌에 입금했다가 일부를 손실처리하는 방식으로 도박 자금을 조달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이날 밤 늦게까지 장 회장을 조사한 뒤 일단 귀가시키고, 추후 조사 결과를 토대로 재소환하거나 이르면 이번주 중 사전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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