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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인력.유통.韓流 등 중남미 진출 "청신호"

【(산티아고)칠레=정인홍기자】 22일(현지시간) 열린 한·페루간 정상회담의 주요 성과는 칠레 신재생에너지 시장 진출을 위한 토대 마련과 청년 인력의 중남미 진출 교두보 확보, 높은 진입장벽의 유통시장 틈새 확보 및 한류로 대변되는 문화콘텐츠 수출 확대 등으로 요약된다.

박근혜 대통령과 미첼 바첼렛 칠레 대통령은 회담에서 양국간 실질적인 경제협력 방안을 비롯해 한반도 안보 정세, 글로벌 국제 현안 등에 대한 다각적인 협력체제를 구축하는 데 합의했다.

회담 직후 양 정상 임석아래 워킹홀리데이 협정, 사회보장 협정, 방산·군수협력 협정, 정보통신기술(ICT) 협력 MOU 개정, 중소기업 및 글로벌 창업협력 MOU, 보건의료 MOU 등이 체결됐다.

■新재생에너지-인프라 구축 참여 기대

에너지 수입국인 칠레는 북쪽 사막지대의 높은 일조량과 긴 해안선으로 인한 풍부한 풍력자원 등을 보유하는 등 신재생 발전에 유리한 천혜의 자연조건을 갖고 있다. 2012년 현재 6%인 신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을 오는 2025년까지 20%로 확대하는 이른바 '20/25법'을 2013년에 제정하는 등 가장 높은 성장성을 갖고 있다. 하지만 우리의 경우 지난해 한화큐셀이 참여한 500만달러 규모이 태양광 프로젝트가 유일할 정도로 유망 시장임에도 우리기업의 진출은 거의 찾아보지 못했다.

이번 순방을 계기로 양국 전력기업간 MOU를 맺어 신재생 에너지 사업 및 기술교류 등 포괄적 협력을 개시하는 한편 세계 최초 전력시장 개방국가이자 세계 유수 기업들이 경쟁중인 칠레 신재생에너지 시장에 본격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또한 신재생 보급확대와 연계된 송전망의 경우 노후화가 큰 고민거리인 칠레입장에선 송배전망 확충에 필요한 우리의 높은 스마트그리드 기술력 역시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어 해당 분야 우리 기업의 진출 전망이 밝은 편이다.

칠레와 아르헨티나간 안데스 산맥을 통과하는 터널(13.9㎞, 16억달러)을 건설하는 '아구아 네그라 프로젝트'와 '아꽁까구아 가스 열병합발전소 건설 프로젝트'(2억5000만달러) 등이 올해 상반기 업체 선정을 앞두고 있어 이번 순방을 계기로 우리 기업의 사업 수주 가능성이 높아졌다.

■청년인력 중남미 진출 '청신호'

눈에 띄는 성과 중 하나는 높은 실업률에 허덕이는 우리 청년인력들의 진출 여건이 크게 양호해졌다는 점이다. 양국 외교부간 맺은 '워킹 홀리데이 협정'은 만 18세~30세 이하 양국 청년들에게 상대국 문화 및 생활양식 체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골자다. 연간 허용 쿼터는 우리의 경우 무제한이며, 칠레측은 연간 100명 수준이다.

청와대는 "중남미 국가 및 스페인어권 국가와 최초로 체결하는 협정"이라며 "한·칠레 청년들간 상호 이해 및 교류·협력을 증진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소기업 창업 및 협력 MOU'는 양국 중소기업간 생산성, 지속성장,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술혁신 프로젝트에 협력하고, 창업 관련 프로젝트는 물론 젊은 기술창업자의 상호 파견과 창업을 지원토록 했다.

이로 인해 청년 해외 창업 진출이 확대되는 동시에 칠레 내 한국인의 창업분야를 기존의 소상공분야에서 새로운 수익 창출과 고부가가치가 기대되는 기술창업으로 전환시키는 계기로 작용할 전망이다.

또 칠레내 150개 병원을 대상으로 병원간 정보교환을 위한 전산시스템 구축사업(1억달러)이 올해 발주될 예정인 가운데 칠레 정부가 우리의 선진화된 병원정보시스템에 높은 관심을 표명하고 있어 수주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칠레 측 관계자가 관련 시설 시찰 등을 위해 5월중 방한한다.

넓은 국토와 적은 의료진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과 관련, '보건의료 협력 MOU'를 체결, 원격 의료 등 첨단 의료시스템 분야에서 양국간 협력을 강화키로 했다.

■칠레 유통시장-한류 수출 확산

타 국가의 유통망 잠식 시도에 배격적 성향을 띠고 있는 칠레 유통망 시장의 진입 장벽이 높아 우리로선 우리 기업의 제품을 칠레시장에 선보이게 하기 위한 루트로 전자상거래 및 대형 유통채널 확보를 선택했다.

중남미 국가의 상당부분 유통 채널을 장악하고 있는 만큼 칠레 유통 시장 공략은 곧 중남미 시장 공략의 발판이 된다는 점에서 이번 코트라와 칠레 전자상거래 위원회 및 현지 유통업체 FASA와의 MOU 체결은 매우 성공적 사례로 평가받는다.


앞으로 코트라는 우리 유망기업을 선정, 현지에 소개하고 온라인 입점·물류·마케팅 등을 지원하며, 칠레 전자상거래위원회는 회원사에게 우리 기업 상품을 소개하고 온라인 판매채널에 우리 제품이 판매될 수 있도록 유통채널을 제공하는 역할을 분담했다.

또 칠레 2위 유통업체인 FASA에 우리의 의약품·가정용의료기·생활용품 등이 입점, 판매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중남미 지역에 불고 있는 한류 확산을 위해 국내 첨단 디지털 공연기술 관련 사업을 공동 추진키로 하는 등 우리의 K-pop 콘텐츠의 중남미 시장 진출 계기도 마련했다. haeneni@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