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 "애플페이·우버 등 신기술 틈새 공략으로 시장 장악"
"애플페이와 기존 결제수단의 차이점은 신용카드 번호를 주고받지 않는다는 점에 있다. 사용자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것, 정보기술(IT) 업계에서는 핀테크의 가능성을 규제 타파와 틈새시장 공략을 통해 고객 접점을 장악하는 것이라고 판단한다."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사진)은 22일 막을 올린 '제16회 서울국제금융포럼'에서 "2007년 아이폰 등장 이후 스마트폰 혁명이 시작됐고, 이듬해 리먼브러더스 사태 여파로 금융기관에 대한 불신이 커졌다"며 "다른 산업이 모두 디지털화된 것처럼 금융업도 변화의 물결을 맞이하게 된 것"이라며 최근의 핀테크 열풍에 대해 분석했다.
임 센터장은 현재를 "소프트웨어가 세상을 집어삼키는 시대"라고 정의했다.
예컨대 "공유된 차량의 운전기사와 승객을 모바일 응용프로그램(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중계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우버택시'는 차를 한 대도 소유하지 않은 세계 최대 택시회사이며, 자신의 주거지 일부를 타인에게 빌려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이트 '에어비앤비'는 건물 하나 없는 세계 최대 숙박업체"라고 말했다.
그는 "소프트웨어가 세상을 먹어치우고 있는 시대에 금융도 예외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임 센터장은 "에어비앤비와 우버 등에 이미 헤지펀드와 뮤추얼펀드에서 자금을 투자했고 구글, 라쿠텐, 알리바바 등의 벤처캐피털 자금도 이들 회사에 유입됐다"고 말했다. 실제 2013년 40억달러에 불과했던 핀테크 투자액은 지난해 120억달러로 3배 이상 늘어났다.
임 센터장은 "온라인 경매업체인 이베이 창업자이기도 한 피에르 오미디야르가 설립한 P2P대출 업체인 랜딩클럽, 애플페이, 유학생을 위한 낮은 그룹의 환전비용을 보장하는 피어트랜스퍼 등이 기존 금융사업의 틀을 깨뜨린 핀테크업체"라며 "이런 업체가 IT업계가 주목하고 있는 핀테크"라고 말했다.
더불어 그는 빅데이터를 활용해 금융에 적용한 온덱 역시 '핀테크의 미래'로 꼽았다.
온덱은 은행처럼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24시간 신속한 대출을 실시하는 곳이지만 대출을 결정하는 기준에 있어 일반적인 신용평가기준을 무시한다.
그 대신 온덱캐피탈은 자체 가이드라인인 온덱 등급을 마련했다.
임 센터장은 "온덱 등급은 은행거래 내역 및 신용도, 현금 유동성 등을 고려하면서 대출을 받는 곳이 운영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댓글과 평점까지 평가한다"며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사람이 대출을 요청하면 온덱캐피탈은 미국의 대표적 레스토랑 리뷰사이트인 '옐프'에 접속, 해당 레스토랑의 평판을 살피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페이팔 공동창업자이자 우크라이나 출신 천재 해커로 불리는 맥스 레브친이 설립한 '어펌'에 대해선 "소비자금융을 재발명했다"고 평가했다.
어펌은 온라인에서 물건 구매 시 대출을 해주면서 할부로 돈을 갚을 수 있도록 했다.
이름, e메일, 휴대폰 번호 등으로도 물건을 살 수 있다. 구매 신청 시 신용도를 순간적으로 판별, 대출이자를 제시한다.
이 외에 그는 "한국 핀테크산업이 발전하려면 규제를 효과적으로 푸는 동시에 잠재적 금융사고로부터 금융소비자를 어떻게 보호하는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특별취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