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가이 브루나이대교
총 길이 603m·높이 161m 사장교 수도 가르지르는 강 중간에 건설
기존 40㎞ 거리 607m로 대폭 단축, 주탑 꼭대기 이슬람사원 돔 양식
2015년 6월 무재해 100만인시 앞둬
템부롱 대교
국토 해상교량 연결하는 숙원사업 총 30㎞ 길이 중 2구간 핵심 공사
【반다르스리브가완(브루나이)=이정은 기자】 지난 18일 브루나이 수도 반다르스리브가완. 한낮 기온이 37도까지 올라가는 찌는 듯한 날씨 속에 대림산업 헬멧을 쓴 근로자들이 구슬땀을 흘리며 교량을 짓고 있었다. 대림산업은 지난 2013년 브루나이 정부로부터 1233억원에 수주한 '순가이 브루나이대교' 건설공사를 진행 중이다. 브루나이 최대 규모의 사장교로, 2013년 7월 첫 삽을 떠 현재 공정률은 47%를 기록 중이다. 그동안 이곳 주민들은 먼 길을 돌아서 다닐 수밖에 없었다. 우리의 한강처럼 수도를 가로지르는 브루나이 강의 중간 부분에 다리가 없고 강폭이 좁은 상류에만 다리가 놓여 있었기 때문. 이번 교량이 건설되면 기존 40㎞에 이르는 거리가 607m로 단축된다.
실제 현장 주변의 넓은 주차장에는 이곳 수상가옥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차량이 빼곡하게 들어차 있었다. 조서경 현장소장은 "브루나이가 저유가 시대에는 복지에 주력하다가 유가가 2008~2009년 100달러 시대로 접어들면서 5~6년 동안 자금을 비축해 둔 후 이제 대규모 인프라에 투자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브루나이 사로잡은 이슬람 디자인 선봬
순가이 브루나이대교의 총 길이는 607m, 주경간장은 300m 규모다. 왕복 4차로로 주탑이 하나밖에 없는 1주탑 사장교로 건설된다. 다리의 상판을 지지해 핵심 뼈대 역할을 하는 주탑은 콘크리트로 시공되며 161m 높이로 선보인다. 조 소장은 "브루나이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 20층인데 현재 30층(70m) 높이인데다 앞으로 161m까지 높아져 브루나이에서 가장 높은 구조물이 된다"고 전했다. 대림산업은 사장교와 함께 접속도로 및 2㎞에 이르는 기존 도로 확장, 인터체인지 2개소 건설도 함께 하고 있다. 대림산업(90%)과 로컬업체 SWEE와 TRC의 조인트벤처 형식으로 사업이 진행된다.
대림산업 관계자들은 순가이 대교에서 선보이는 독특한 디자인이 브루나이 정부 관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수주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주탑 꼭대기 모양은 이슬람 사원의 전통 돔 양식을 형상화했으며 주탑 1층 수변공원은 크레센트 모양으로 조성한다. 이곳에는 이슬람 기도실을 포함한 카페, 전시실 등이 들어설 계획이다.
조 소장은 "애초 주탑 높이를 157m로 계획한 것은 국왕 생일이 7월 15일이라는 점에 착안했고 크레센트는 브루나이 국기 모양을 본떴다"며 "위에서 다리를 내려다보면 브루나이 국기가 보이는 모양새"라고 설명했다. 윤태섭 상무도 "대림산업은 같은 금액이면 하이퀄리티의, +보다 아름답고 멋진 다리로 설계.시공할 수 있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안전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지난해 연말 무재해 50만인시를 기록한 이후 오는 6월 100만인시 달성을 앞두고 있다.
■서울~분당 길이 '템부롱 대교'도 수주
이번 공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하면서 더 큰 프로젝트도 수주할 수 있었다. 말레이시아가 중간에 껴있어 둘로 나뉜 브루나이 국토를 해상 교량으로 연결하는 브루나이 숙원사업이다. 조 소장은 "해상으로 30㎞ 길이로, 서울에서 분당 정도 길이의 교량"이라며 "이 중 핵심이자 가장 긴 2구간(13.65㎞) 공사를 4830억원에 수주했다"고 설명했다.
대림산업이 과거 시공했던 서해대교나 이순신대교 등의 실적이 해외 진출의 큰 발판이 됐다는 게 현장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윤 상무는 "지난 1993년 서해대교 사장교를 건설할 때는 미국업체에 500만달러를 주고 배워서 했으나 15년 동안 턴키 입찰, 설계시공 등을 같이 하면서 토목 실력에 경쟁력이 생겼다"며 "이처럼 국내에서 치열하게 경쟁한 덕분에 세계시장에서 기술 및 가격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고 전했다.
이번 사업은 대림산업에 여러모로 의미가 있다는 회사측 설명이다. 윤 상무는 "지난 1980년대 초 브루나이에 셸 정유공장을 지으러 온 것이 처음이었고 20년 만에 다시 들어온 것"이라며 "그때는 지금 공사비의 10분의 1을 받으면서 10년 동안 공사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대림산업이 국내 교량을 많이 해왔지만 이번 사업은 해외 첫 교량프로젝트"라며 "브루나이 랜드마크를 잘 완성해 자랑거리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조 소장도 "아름다운 교량을 만들면서 이윤도 남길 수 있는 게 목표"라며 "해외교량으로 안정적인 수익창출할 수 있는 좋은 사례가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nvcess@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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