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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성장률 둔화에 공기업 '철밥통' 깬다

【 베이징=김홍재 특파원】 중국 정부가 1·4분기 성장률이 저조한 지방정부의 공공부문 사업장을 중심으로 임금을 삭감하는 등 강도높은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특히 성장률이 최하위권인 동북 3성의 선양철도국 산하 28만명의 임금상승분을 삭감했는데 '철밥통'으로 통하는 공공부문에 대한 임금 삭감은 이례적인 일이다.

1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금까지 34개 성·시 및 자치구 중 31곳이 1·4분기 성장률을 발표했는데 이 중 18곳의 성장률이 전국 평균(7%)보다 높게 나타났으며 허난성, 네이멍구 자치구, 닝샤 등 3곳은 7%를 기록했다. 반면 동북 3성(랴오닝성 1.9%, 헤이룽장성 4.8%, 지린성 5.8%)을 비롯 베이징, 상하이 등 10곳은 전국 평균 보다 낮았다.

성장률이 가장 높은 곳은 광둥성(10.7%)로 나타났으며 랴오닝성은 전국 꼴찌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성장률이 가장 낮았던 동북 3성은 올해 1·4분기에도 성장률이 저조했다. 전국 최하위 5개 지방정부에 동북 3성이 모두 포함됐다.

리커창 중국 총리는 지난달 지린성 장춘을 방문해 "중국의 경제 상황이 전체적으로 안정돼 있지만 하방 압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면서 "특히 동북지역은 에너지 산업과 중화학공업의 비중이 커 국제시장 변화과 국내 수요에 민감한 만큼 서둘러 적절한 조치를 취해 난국을 돌파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리 총리 방문 이후 공공부문에 대한 임금삭감 등 구조조정이 본격화 됐다.

선양철도국이 올해 초부터 시작한 산하 28만명의 직원들에 대한 임금상승분(월평균 300~500위안, 5만2000~8만6500원) 적용을 4월부터 철회한다고 공지했다.

특히 이미 집행된 1∼3월 상승분에 대해서도 4∼6월에 걸쳐 임금을 삭감 지급하는 방식으로 회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선양철도국은 중국의 철도총공사가 관리하는 18개 철도국 중 하나로 랴오닝성, 지린성, 네이멍구 자치구 동남부, 헤이룽장성 남부, 허베이성 동북부를 관할하고 있는데 총 직원수가 28만1960명에 이른다.

선양철도국 관계자는 "올들어 경기 하강으로 동북지역 경제가 큰 타격을 받아 화물운송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등 앞으로 상황도 낙관할 수 없다"며 임금 삭감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선양철도국의 주요 운송환물은 석탄인데 현재 석탄운송이 줄면서 당초 목표치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hjkim@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