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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연금개혁] 현직 공무원 기득권만 지켜준 셈… '구조개혁'은 결국 실패

기여율·지급률 미세조정 과거 개혁안서 진전 없어 최대20년 걸쳐 조정도 한계
정부·여당 마지노선인 김용하안보다 후퇴 지적
소득재분배 기능 도입해 향후 국민연금과 통합 단초 마련했다는 평가도



여야가 합의한 공무원연금 개혁안을 둘러싸고 '반쪽짜리 개혁'과 '현실을 감안한 차선책'이었다는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여야가 '더 내고, 덜 받는' 방식이라는 큰 틀에서 합의를 끌어냈지만 재정절감 효과가 기대치를 밑돌고, 공무원연금과 국민연금을 통합하는 방식인 구조개혁에는 이르지 못한 채 기존 공무원들의 기득권만 보장한 셈이 됐다는 비판론이 거세게 불고 있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박근혜정부의 공무원연금 개혁안이 '실패'로 지목된 지난 1995년.2000년.2009년 당시 개혁과 비교해 별다른 진전이 없는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국민연금과 통합을 가정한 구조개혁에 실패하고 수치만 조정하는 모수개혁에 그쳤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다만 지난 2009년 개혁안에 비해 재정절감 효과를 상대적으로 높인 데다 향후 국민연금과 통합 가능한 소득재분배 기능을 넣어 구조개혁으로 갈 수 있는 단초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부여해야 한다는 반론도 있다.

■졸속 개혁 논란 일파만파

이번 개혁안에 비판의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는 이유는 공무원단체의 거센 반발과 개혁안을 주어진 일정 내에 처리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떠밀려 정치권이 당초 목표로 한 '구조개혁'을 포기했다는 점이다.

당초 정부.여당은 공무원연금과 국민연금의 형평성을 맞추기 위해 공무원연금과 국민연금을 통합하는 방식인 '구조개혁'을 추진했다. 그러나 공무원단체 및 야당과 협상을 진행하는 과정에 현행 제도하에서 기여율과 지급률을 미세 조정하는 '모수개혁'에 그쳤다. 기여율과 지급률을 일괄 조정하지 않고 기여율은 5년에 걸쳐, 지급률은 20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조정하도록 한 부분도 한계로 꼽힌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사실상 이 같은 구조하에서는 현직 공무원의 경우 개혁안이 적용되더라도 큰 영향을 받지 않아 공무원노조가 기존 공무원의 기득권만 지켜주는 결과를 낳았다"고 꼬집었다.

이와 함께 여야가 유력하게 검토한 기여율 10%와 지급률 1.65%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에서 개혁안이 합의됐다는 것도 '반쪽 개혁'의 원인으로 지적됐다. 공무원연금 개혁의 핵심인 연금 지급률의 경우 현행 1.90%가 1.65% 수준으로 인하됐다면 재정절감 효과가 더욱 높아질 수 있지만 1.7%선에서 절충점을 찾았기 때문이다. 지급률을 20년에 걸쳐 1.70%로 내리기로 한 점도 향후 재정절감효과를 반감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일각에선 재정절감 측면에서 정부.여당의 마지노선인 이른바 '김용하안'보다 후퇴했다는 지적이 있다. 오는 2085년까지 김용하안이 현실화될 경우 그렇지 않았을 때보다 394조5000억원의 총재정이 절감된다. 기여율 9%와 지급률 1.7%로 계산할 경우 같은 기간 321조2000억원가량 덜 들어간다. 최소한 73조원 이상은 더 드는 셈이다.

■"차선책 평가절하 안돼"

이번 공무원연금 개혁의 핵심은 첫째가 재정절감효과였으며 두번째가 소득재분배 기능이었다. 그만큼 재정절감을 얼마나 이뤄내느냐가 이번 개혁 성패의 최대 잣대였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지만 적어도 2009년 당시 개혁안에 비해서는 진일보했다는 점에 대해 높은 점수를 줘야 한다는 반론도 있다.


새누리당 민현주 대변인은 "이번 합의안은 재정건전성 제고라는 목표를 달성함으로써 2016년부터 향후 70년간 보전금은 497조원, 총재정부담은 333조원 절감된다"면서 "이는 당초 안보다 장기적으로 보전금은 약 36조원, 총재정부담은 약 24조원 절감된다"고 설명했다. 이는 지난 2009년 당시 공무원연금 개혁이 70년 이후 달성할 재정절감 추계수치와 비교할 때 1.5배 이상 절감효과를 가져온다는 점에서 개혁의 첫번째 목표를 달성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번 개혁안이 구조개혁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결국 모수개혁에 그쳤지만 소득재분배 기능을 추가해 향후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을 하나로 통합한 안으로 갈 수 있는 단초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개혁적이라는 평가도 있다.

jjack3@fnnews.com 조창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