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국내 철강사 생존위해 사업매각 잇따라

김기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5.04 16:45

수정 2015.05.04 16:45

생존을 위해 주요 사업부문을 매각하는 국내 철강사들의 고육지책(苦肉之策)이 잇따르고 있다. 포스코가 특수강 사업, 현대제철이 철근사업을 포기하기로 결정한데 이어 동국제강이 후판사업을 접는다. 중국발 공급과잉과 세계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감소로 위기에 몰리자 국내 대표 비주력자산은 물론 철강 본연의 사업에서도 비수익사업 비중 축소 또는 자산매각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4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동국제강은 제2후판공장 폐쇄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2년 연산 100만t 규모의 포항 1후판 공장을 폐쇄한 동국제강이 연산 190만t 규모의 2공장도 폐쇄하면 충남 당진 특수후판 생산라인만 남게 된다. 후판사업은 지난해 1조2449억원의 매출액을 올리며 전체 매출액의 17.8%를 담당할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전방산업 업황이 개선될 조짐을 보이지 않자 결국 사업축소를 고려하고 있는 것이다.

동국제강은 2013년에는 후판사업을 분할하고 지분 일부를 매각해 현금을 확보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도 한 바 있다.

동국제강이 후판산업을 축소 또는 매각하게 되면 국내 주요 철강사가운데 세번째로 주력 사업부문 중 하나를 접게 된다.

동국제강에 앞서 국내 대표 철강기업인 포스코는 지난 연말 알짜 계열사중 하나인 포스코특수강을 세아그룹에 매각했다.

국내 특수강 시장이 만성적인 공급과잉 상황을 보이는 상황에서 현대제철이 공격적인 증설에 나서자 서둘러 매각에 나선 것이다. 현대제철은 올해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당진에 연산 100만t규모의 특수강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완공되면 현대제철의 연간 특수강 생산규모는 현재 50만t에서 150만t으로 늘어나게 된다.

포스코특수강 매각은 포스코와 인수주체인 세아특수강 양사에 '윈윈효과'를 발생시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포스코 입장에서는 포스코특수강을 총 1조1000억원에 매각해 재무구조 개선 효과가 기대되고 세아특수강은 연산 400만t 규모의 세계 최대 특수강 기업으로 이름을 올렸기 때문이다.

특수강 사업강화에 나서고 있는 현대제철은 철근사업부문 축소에 나섰다.


지난 연말 포항공장 철근 생산 라인을 폐쇄한 것. 저가의 중국산 제품과의 경쟁에서 밀리며 수익성이 악화되자 라인생산을 중단한 것이다. 2013년 국내 철근시장에서 31.5%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한 현대제철은 지난해에는 30.4%의 점유율을 기록한 바 있다.


철강업계 한 관계자는 "공급과잉과 전방산업 악화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는 철강업체들이 사실 택할 수 있는 방안은 몇가지 없는 상황"이라면서 "상황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비주력사업 매각, 주력사업 집중현상은 더 강화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kkskim@fnnews.com 김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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