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상설 국제투자자분쟁 법원 제안
현 ISDS 제도, 소송 남발… 무역협정 체결 '걸림돌'
유럽연합(EU)이 독립적인 상설 국제투자자분쟁 법원 설립을 제안했다. 이를 통해 국제 투자자분쟁과 관련한 논쟁을 끝내야 한다는 것이다.
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세실리아 말름스트룀 EU 통상담당 집행위원은 현재의 투자자국가분쟁해결(ISDS) 제도가 투자자들의 소송 남발을 부른다는 이유로 무역협정 체결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면서 이같이 제안했다.
국가의 금융, 환경, 식료품 규제 등 국가정책에 대해 국제 투자자들의 소송이 증가하면서 무역협정 자체에 대한 반대 여론이 높아지는 가운데 이같은 제안이 나온 것이다.
EU와 미국·캐나다 간 FTA가 반대에 직면해 있고, 미국과 일본이 합의하면서 물꼬가 트이기는 했지만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역시 ISDS 조항으로 인해 각국내 반대 여론이 높다.
말름스트룀 위원은 이날 무역협정과 관련한 집행위원회 입장보고서를 공개하는 자리에서 현 투자자 보호 시스템은 "21세기의 목표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투자자분쟁 해결은 글로벌 투자정책의 중요한 요소"라면서 "과감하고 중대한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말름스트룀은 또 새로운 국제투자자분쟁 조정 법원 설립은 EU가 주도해야 한다고 못박았다. 그는 "유럽은 세계 최대 투자자이자 외국인 투자가 가장 많은 지역"이라면서 "유럽이 글로벌 차원에서 더 나은 규정을 만들어내고, 개혁을 주도하는 것만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EU 보고서는 향후 교역협정에서는 소송절차와 관련한 규정을 만들고, 소송절차의 투명성도 높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EU는 (투자자 분쟁을 심리할) 상설법원 창설을 추구해야 한다"고 선언했다. 수십년에 걸친 국제 투자자 분쟁 조정 체계를 뒤흔들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보고서는 상설법원을 독자적인 국제기구로 설립하거나 또는 기존 다국적 기구들 산하로 편입하는 방안 모두를 검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U 보고서나 말름스트룀 집행위원 누구도 언급하지 않았지만 이는 1960년대 세계은행(WB) 산하에 국제투자분쟁중재센터(ICSID)를 설립하고 이를 통해 ISDS를 주도해 온 미국에 대한 사실상의 선전포고이다. 의회에 무역협상 신속처리권을 요구하던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최근 ISDS에 대한 비판 고조와 함께 또 다른 난제를 만나게 됐다.
한편 FT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달 기자들과 전화회견에서 IDSD 비판에 일부 타당한 면이 있다는 점을 시인했지만 ICSID가 "중립적인 조정 시스템"이며 수십년간 작동해왔다고 방어했다. 그는 또 ISDS 조항이 금융 또는 식품 안전 규정을 훼손하는데 사용될 수 있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그건 말도 안된다"면서 "사실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송경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