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암 공존하는 말산업, 해법은 없나
사진=우리나라 말산업 시장이 3조2000억원을 넘어섰다. 승마를 체험할 수 있는 승마장과 이를 이용하는 국민들도 점점 늘어나고 있는 등 서서히 기반이 조성되고 있다. 제주도의 한 농가에서 농부가 말을 이용해 농사를 짓고 있다.
【제주=김승호 기자】경마, 승마 등 말산업 시장 규모가 2013년 말 기준으로 3조2000억을 훌쩍 넘어선 가운데 여전히 명암이 공존하고 있다. 승마 등을 체험할 수 있는 시설이 크게 늘어 관련 이용객들이 꾸준히 증가하며 저변이 확대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긍정적 효과다.
프랑스, 독일 등 선진국의 경우 어린이나 청소년들의 정서 발달, 장애인 재활치료에 효과적이어서 승마를 교육 과정에 적극 반영하고 있다. 또 경마는 지하에 숨어 있는 불법 도박과 달리 세금이 투명하게 걷히기 때문에 재정이 특히 약한 지방자치단체에 많은 도움이 된다.
그러나 역효과도 수반된다. 지난해 불거진 용산 화상경마장이 대표적이다. '님비(NIMBY·Not In My BackYard) 현상' 때문에 치러야 할 사회적 비용이 적지 않은 모습이다. 불법 도박시장 양성화에 더욱 집중하되 일본과 같이 아예 합법화된 온라인 경마도입을 통한 새로운 대안 모색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때문이다.
■2013년 말산업 3조2094억원, 전년비 695억 ↑
지난 8일 제주시 애월읍에 있는 경마장 '렛츠런파크 제주'. 실제 경마가 시작되자 방청객들은 너나 할 것 없이 각자 찍은 말의 선전을 기대하며 함성을 지르고 있다. 한쪽에선 할아버지가 손녀와 함께 말이 끄는 마차를 타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세계 말체험 동물원에선 천연기념물 347호로 지정된 제주마 등 30여 마리가 볼거리를 제공한다.
제주공항에서 30~40여분 거리에 위치한 조천읍내 한국마사회 소유의 경주마목장인 '렛츠런팜 제주'는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져있지 않은 명소다.
서울 여의도 면적의 3분의 2에 이르는 드넓은 초원은 유럽 어디쯤을 걷고 있는 착각이 들게 할 정도로 뛰어난 풍광을 자랑한다. 특히 말 먹이주기 체험이나 씨수말 교배 관람, 트랙터를 이용한 목장 둘러보기 등 가족들끼리 즐길거리가 풍성하고 사진촬영에도 그만이다.
마사회 관계자는 "총 2176㎡(약 65만평) 넓이의 농장 중 민간에게 임대한 일부지역을 제외하고는 일반인 출입이 모두 허용돼 마음껏 이용할 수 있다"면서 "말 관련 다양한 체험행사 등을 민간업체에게 위탁해 활용도를 높이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2일 농림축산식품부의 '2014년 말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국의 승마시설수는 지난해 395곳으로 전년대비 64곳(19.3%) 늘었다. 특히 경기지역에만 1년새 23곳이 늘어 지난해 총 95곳의 승마장이 위치한 것으로 집계됐다.
회원권을 끊어 이용하는 정기 승마인구도 4만596명으로 1년새 1729명(4.4%) 늘었고, 체험승마인구 역시 77만1076명으로 1년전보다 4.3%(3만1627명) 증가하는 등 저변이 확대되고 있다. 특히 7~14세 유소년 및 청소년 가운데 승마체험을 한 비율이 23%로 전년의 18.2%보다 크게 증가했다.
국내 말산업 시장 규모는 2012년 3조1399억원에서 2013년 현재 3조2094억원으로 1년 동안 695억원(2.2%) 늘었다.
경마를 통한 세수 증대효과도 크다.
경마 매출액(100%)은 배당금(73%), 제세금(16%), 운용비용(7%), 이익금(4%)으로 각각 구성돼 있다. 이 중 제세금에는 레저세(10%), 지방교육세(4%), 농어촌특별세(2%)가 포함된다. 국세인 법인세 등은 운용비용에서 조달한다.
렛츠런파크 제주의 경우 지난해 제주특별자치도에 낸 교육세(229억원), 레저세(572억원) 등 지방세만 총 810억원으로 집계됐다. 1년간 제주도 전체 지방세수의 10.8%를 경마로 조달한 셈이다. 이외 국세인 농특세도 260억원을 냈다.
■화상경마장, '내 집 주변엔 안돼'
하지만 경마를 통한 사회적 갈등은 여전히 수면 아래에서 낮잠을 자고 있다. 서울 용산 화상경마장만 놓고 봐도 그렇다. 화상경마장은 과천, 부산, 제주 등에서 진행되는 실제 경기를 위성으로 생중계해 배팅할 수 있도록 한 곳이다. 문제가 됐던 용산의 경우 전에 없던 것을 새로 만든 화상경마장이 아니다. 2001년 말까지 원효대교 북단에 있던 것을 용산역 근처로 이전했다가 지난해 상반기에 다시 용산전자단지우체국 인근으로 새 건물을 지어 옮겼던 것이다.
이 과정에서 물론 정부의 이전 허가와 지자체의 건축허가도 모두 끝냈다.
하지만 지역주민들 입장에선 아이들이 다니는 통학길에 화상경마장이 생기는 것을 반길 턱이 없었던 셈이다. 결국 당시 정홍원 전 국무총리, 박원순 서울시장 등이 중재에 나섰고 마사회도 해결의 실마리를 찾으면서 현재는 일단락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불법도박시장은 수십조원을 훌쩍 넘어 100조원대까지 성장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하경제가 방치되고 있는 상황에서 오히려 합법적으로 운영되는 시장에서 이같은 마찰음은 언제든지 재발될 수 있다"면서 "일본의 경우 합법화된 경마를 온라인으로 참여할 수 있는 제도를 시행중이다. 일본과 같이 합법화된 온라인경마를 도입할 경우 불법도박시장이 상대적으로 위축되는 긍정적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