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디지털 단일시장,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 EU는 왜 디지털 단일시장을 꿈꾸는가?
디지털 단일시장 구축을 추진하는 배경에는 EU의 디지털 서비스 및 유관 산업 발전이 다른 나라에 비해 뒤처져 있고, 유럽 디지털 시장을 유럽 기업이 아니라 미국 기업들이 지배하고 있다는 인식이 깔려있다. ICT 연구 개발에 일본이 GDP의 0.57%, 미국이 0.58%, 한국이 1.47%를 투자하는 것과 비교하면 EU는 0.21% 투자에 그치고 있다.
전체 유럽 디지털 시장에서 미국 기반 서비스가 54%의 점유율을 차지한다. 그리고 자국에서 서비스하는 유럽 기반 기업의 디지털 점유율은 42%인 반면, EU 국경을 초월한 유럽 기반 기업들의 디지털 서비스 점유율은 4%에 지나지 않는다. 국경을 초월한 범유럽 디지털 시장은 미국 기업들이 지배하는데 반해, 유럽 기업들의 디지털 서비스는 주로 자국시장에 국한되고 있다.
◈ 디지털 단일시장을 향한 3대 과제
공개된 문건은 EU 디지털 단일시장이 실현되면 4,150억 유로에 달하는 경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히면서, 3대 과제로 국경을 초월한 상품 및 서비스 접근을 위한 장벽제거, 디지털 네트워크 및 콘텐츠 서비스 발전을 위한 조건과 환경 조성, 디지털 경제 성장 잠재력 극대화와 함께 세부 의제들을 제시했다.
◈ 왜 우리는 EU 디지털 단일시장에 주목해야 하는가?
EU의 <디지털 단일시장 전략>은 우리 현실과 다소 동떨어진 이야기로 들릴 수 있다. EU 디지털 시장은 세 가지 부문으로 구분된다. ① 28개 회원국 내부 시장에서 제공되는 디지털 서비스, ② 미국 기반 사업자들이 EU 시장에서 제공하는 서비스, ③ 유럽 기반 사업자들이 EU 전체 시장에서 제공하는 서비스가 그것이다. EU의 디지털 단일시장 전략은 그 중에서 세 번째 부문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EU와 달리 한국은 단일국가다. 아직까지 한국은 다른 국가들과 단일시장 구축을 통해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조건 속에 있지 않다. 그런 차이에도 EU 디지털 단일시장 전략에 주목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 규제의 비대칭성
디지털 서비스 규제 관련해서, 미국 기반 서비스와 국내 기반 서비스 사이에 존재하는 비대칭성은문제다. 네이버, 다음과 같은 국내 기반 사업자들은 국내법의 규제를 받고 있지만, 구글, 페이스북, 유튜브 등 미국 기반 사업자들은 거의 규제를 받지 않고 있다. 국내 기반 사업자와 미국 기반 사업자 사이에 공정 경쟁의 장(level playing field)을 어떻게 만들어 나갈지 정책적으로 고민할 필요가 있고, EU의 디지털 단일시장 전략이 좋은 참조 대상이 될 수 있다. 더 나아가, 한국 기반 디지털 사업자들이 해외에 진출할 때 부딪힐 수 있는 문제나 이들을 지원 육성하기 위한 정책적 방안들을 구상하는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
◎ 플랫폼/중계사업자에 대한 평가
EU 집행위원회가 디지털 플랫폼 및 중계사업자의 역할에 대해 전방위적으로 평가하겠다고 밝힌 것은 상당히 고무적이다. 플랫폼들이 수집하는 소비자들의 개인 정보, 플랫폼의 알고리즘 관련 정보의 용도, 플랫폼 사업자와 콘텐츠 공급자 사이의 저작권 관련 계약 관계, 불법 콘텐츠 취급 문제 등은 디지털 경제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필요한 조치이며, 국내에서도 이에 대한 평가가 어느 정도 필요해 보인다.
◎ 디지털 기반 남북교류
EU 디지털 단일시장 전략은 남북한 교류에 대해서도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할 수 있다. 남북교류를 정치-경제-문화-인적 교류 차원에서만 생각하는 시대는 지났다. 남북 교류는 앞으로 디지털 기술을 통한 빼놓고 생각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디지털 기술은 그 자체가 하나의 독립된 남북교류 의제일 뿐만 아니라 정치-경제-문화-인적 교류 전반에 걸쳐 전혀 새로운 방식의 협력과 교류를 가능케 할 수 있다. 앞으로 계속 관찰해야겠지만, EU 디지털 단일시장은 우리에게 좋은 본보기를 제공할 것이다.
온라인편집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