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소기업

[위기의 파티클보드 산업] (2) 품질인증제 무시한 수입산의 공세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5.18 17:10

수정 2015.05.18 21:57

저급 수입산 유통 못 막는 탁상정책
덤핑방지관세 종료 이후 국산PB 점유율 42% 최저
규격에도 없는 제품 유통 소비자 혼란 가중 우려



파티클보드(PB) 내수 시장이 수입산의 공세에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

18일 파이낸셜뉴스가 한국합판보드협회의 파티클보드 시장점유율 현황을 입수해 분석한 결과, 지난해 국산PB의 시장점유율은 42%대까지 하락했다. 이는 최근 10년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 2012년 동남아산 파티클보드에 덤핑방지관세가 종료된 이후 시장 주도권을 사실상 해외에 내준 셈이다. 덤핑방지관세가 부과되던 2009년 국산 점유율이 58%에 육박했던 점을 감안하면 5년만에 16%포인트나 점유율이 낮아졌다.



특히 2012년까지 덤핑방지관세 부과 대상이었던 태국산 파티클보드는 지난해 전체 수입량의 77%에 차지할 만큼 위협적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태국보다 루마니아를 비롯한 유럽산 파티클보드의 수입증가에 더 우려를 표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루마니아산 파티클보드는 태국에 이어 두번째로 많이 수입됐다.

■수입산, 포름알데히드 방출량 속여 판매

업계가 유럽산 파티클보드에 우려를 표하는 이유는 오랫동안 국내에 파티클보드를 수출해왔던 동남아시아 국가와 달리 국내 규격을 준수하지 않기 때문이다.

'목재의 지속가능한 이용에 관한 법률(목재법)'에 따르면 파티클보드의 규격은 포름알데히드 방출량 정도에 따라 E1, E0, SE0로, 휨강도는 8형, 13형, 15형, 18형을 기준으로 표기하도록 하고 있다. EI보다는 E0이, E0보다 SE0가 포름알데히드 방출량이 적은 제품이다. 또 휨강도는 숫자가 높을수록 높은 강도를 지닌 제품이다.

유럽산의 경우 국가별로 차이는 있지만 국내와 상이한 규격제도를 운영중이다. 포름알데히드 방출량의 경우 국내 E1과 E0 사이에 하나의 규격이 더 존재하는 사례가 많다. 업계는 E1과 E0 사이의 등급이 버젓이 E0로 표기돼 국내에 수입 유통되고 있지만 적발되는 사례가 드물다고 지적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E1과 E0 사이의 등급이라면 국내 기준으로는 E1으로 표기하는 것이 맞지만 E0로 표기돼 유통되고 있다"며 "E1보다 E0가 제조원가도 높고 판매 가격도 높은데 국내 규격을 준수하는 제조사들보다 저렴하게 E0로 둔갑한 E1을 판매하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꼬집었다.

실제로 지난해 임업진흥원이 국내 제품 2개사 6종, 수입산 4개사 8종 등 국내에서 유통되는 E1 보드류의 KS품질기준을 검사한 결과, 수입산 1종이 품질기준에 적합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규격 위반한 제품 버젓이 유통…산림청은 '뒷짐'

휨강도 표기는 더 심각한 수준이다. 8·13·15·18형 등 4개 규격으로 표기해야 하지만 규격에도 없는 11형이 버젓이 건자재상 사이에 유통되고 있다는 것. 업계에서는 8형인 제품이 규격에도 없는 11형으로 표기돼 소비자의 혼란을 가중시킬 수 있기 때문에 이 같은 표기를 근절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문가 역시 11형이라는 표기를 변경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산림과학원 이상민 박사는 "휨강도가 8형과 13형 사이라면 8형으로 표기하는 것이 맞다"며 "현재 국내 파티클보드 휨강도 규격에는 11형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목재법이 시행된 지 3년째인 올해까지 이 같은 잘못된 표기는 바로잡히지 않고 있다. 목재법에 따라 목재제품의 품질표시제도를 관리감독하는 산림청은 매분기마다 품질표시제도 검사를 실시하고 있지만 유럽산의 11형 표기가 근절되지 않고 있는 것.

이에 대해 산림청 목재산업과 관계자는 "8개 목재제품에 대해 매분기 시장에서 샘플을 채취해 지방산림청에서 실제 표시와 맞는 품질을 갖췄는지 검사하고 있다"며 "조만간 2·4분기 검사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1·4분기 검사결과 적발된 사례는 없었다"고 밝혔다.

yhh1209@fnnews.com 유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