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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일만 야구선임기자의 핀치히터] 김성근 - 김용희 '남다른 전술' 누구의 '신의 한 수'가 통할까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5.18 17:37

수정 2015.05.18 17:37

19일부터 인천서 3연전 한화는 '상위권 진출'
SK는 '선두 도약' 기로

SK는 5월 5일 현재 5위였다. 삼성, 두산, 넥센과 한화가 선두그룹에서 달려가고 있었다. SK는 5월 1일 KIA전서 3-1로 이겼으나 다음 날 2-5로 패했다. 3위에서 5위로 내려앉았다. 3일 경기는 우천으로 연기. 5일 롯데를 만나 승리를 거뒀으나 순위는 여전히 5위.

조바심이 날 만했다. 비와 월요일 휴식으로 김광현, 윤희상 좌우 에이스의 투입이 가능했다.
발목 부상으로 한동안 쉰 외국인 투수 밴와트도 등판 대기 중이었다. 김용희 감독의 선택은 의외였다. 상무에서 제대한 신인 박종훈이었다.

지난 4월 1일 한화의 홈 개막전. 구름관중이 몰려 '야신(野神)'의 대전 입성을 환영했다. 하지만 경기는 잘 풀리지 않았다. 6회까지 두산에 1-3으로 끌려갔다. 여기서 김성근 감독은 깜짝 승부수를 던졌다. 선발 유먼을 내리고 유창식을 올렸다.

유창식은 다음 날 선발로 내정된 투수. 그런데 비가 예보되었다. 어차피 내일 경기는 취소다(실제로는 비가 내리지 않았지만). 야신의 계산은 빗나갔다. 4월 1일 경기는 3-6으로 패했다. 다음 날은 오히려 4-2로 승리.

한화 김성근 감독과 SK 김용희 감독은 대조적인 리더십을 보인다. 바둑으로 치면 김성근 감독은 발 빠른 행마로 실리부터 챙기는 중이다. 곳곳에 집을 확보하다보니 허점도 보인다. 하지만 곳간은 꽤 두둑하다.

김용희 감독은 느리지만 두텁다. 악착같이 집을 챙겨야 할 장면에서도 느슨하다. 느린 것 같지만 꾸준하다. 18일 현재 선두 두산과 불과 반 게임차로 3위. 선두는 언제든 사정거리다.

한화의 변칙은 조금씩 피로감을 보이고 있다. 볼멘소리도 나온다. 김성근 감독은 꿈쩍하지 않는다. 지금 선두그룹과의 거리가 벌어지면 영영 따라 잡을 수 없다는 계산이다. 무리해서 집을 차지해야 하는 이유다.

한화의 일등 살림꾼은 마무리 권혁이다. 3승 8세이브 3홀드. 한화뿐 아니라 전체 투수 중에도 단연 두드러진다. 권혁은 지난 12일 삼성전서 2이닝을 던져 규정 투구수를 채웠다. 1990년대 초반 복고풍이다. 18일 현재 1이닝이 모자라 빠진 상태.

권혁의 어깨에 조금씩 이상 신호가 감지된다. 권혁의 4월 WHIP(이닝당 출루허용율)은 1.19. 5월에는 1.53으로 높아졌다. 4월에는 한 이닝에 평균 1번꼴로 주자를 내보냈으나 5월은 1.5번이다. 이닝당 탈삼진은 1.15에서 0.59로 낮아졌다. 공의 위력이 떨어지고 있는 증거다.

선발 안영명의 경우도 독특하다. 안영명은 4월 한 달 4승, 평균자책점 1.40을 기록했다. 5월엔 무승, 평균자책점 10.80이다. 안영명은 지난주 세 차례 마운드에 올랐다. 세 번 모두 선발 등판이었다. 고교야구서나 볼 수 있는 등판 일정이다.


SK와 한화는 19일부터 3연전을 갖는다. SK는 선두 도약, 한화는 상위권 진출을 노린다.
'느림의 미학'을 보이는 김용희 감독. 초반 페이스에 전력하는 '승부사' 김성근 감독. 구도(球都) 인천의 밤이 뜨거워지고 있다.

texan509@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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