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가짜 백수오'로 정신적 피해? 인정받기 힘들고 인정돼도 수십만원... 소송제기 신중해야

장용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가짜 백수오 파동으로 피해를 본 소비자들이 집단소송을 준비하는 등 논란이 법정으로 옮겨붙고 있는 가운데 신중하게 고민한 뒤 소송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법조계에서 일고 있다.

소송을 통해 받아낼 수 있는 배상액은 수십만원대인 반면 최종결론까지 2~3년이 걸리는 등 실익이 크기 않다는 분석 때문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지금까지 가짜 백수오 파동과 관련해 소송을 준비하는 것으로 확인된 곳은 시민단체 한 곳과 중소로펌 한곳 등이다. 이 밖에 두세곳의 로펌이 소송단 모집에 나설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음과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에는 소송단 모집을 위한 인터넷 카페도 2~3곳이 개설돼 있다. 이 곳 중의 한 곳은 19일 현재 회원이 5000명을 넘는다.

이들 중 일부는 "정신적 피해보상까지 받을 수 있다"며 다소 과장된 전망을 제시하며 소송단을 모집하고 있으며, 심한 경우 다른 인터넷 카페 회원에게 연락해 자신들의 소송카페로 옮겨오라고 종용하는 등 과열조짐까지 나타나고 있다.

이에 대해 법조계의 반응은 대체로 회의적이다. 가짜 백수오를 구입했다면 제품 구입비용을 환불받을 수 있고 피해가 생겼다면 배상을 받을 수도 있지만 환불요구를 제외한 소비자의 배상요구가 법원에서 그대로 받아들여 질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 이유다.

특히, 정신적 피해에 대한 배상요구(위자료)의 인정 범위는 상당히 제한적일 수 밖에 없어서 기껏해야 수십만원 수준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가짜 백수오가 인체에 해롭다는 주장도 있지만 과학적으로 입증됐다거나 객관적인 통계가 나온 것은 아니어서 가짜 백수오로 인해 실제로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은 개별적으로 증명하지 못하는 이상 배상을 받는 것은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소송기간도 문제다. 수십만원 배상을 받자고 최소 2년 이상 소송을 해야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대법원이 지난 해 발간한 '2014 사법연감'에 따르면 민사사건의 평균처리 기간은 1년 11개월에 달했다. 하지만 사안이 복잡하거나 당사자들의 주장이 첨예하게 갈리는 경우 소송기간은 무한정 길어지기도 한다.

가짜 백수오 사건과 가장 비슷한 것으로 알려진 가습기 살균제 사건만 해도 최초 피해발생으로부터 최종결론까지 3년이 넘게 걸렸다.

폐암환자들이 담배회사를 상대로 낸 소송은 10년이 걸렸고, 고엽제 피해자들이 낸 소송은 1999년 시작돼 지난 해 11월 파기환송심까지 15년이 걸렸다. 그나마 담배소송과 고엽제 소송은 최종 패소 판결을 받았다.

대형로펌 소속의 한 변호사는 "환불 등을 원할 경우 차라리 소비자원 등을 통하는 것이 훨씬 유용할 것"이라면서 "환불을 거절한다면 어쩔 수 없이 소송을 내야 하겠지만 기간이나 비용을 고려할 때 소송에 앞서 다른 절차를 찾아보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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