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부진 탈출한` 정유-화학업계의 `동상이몽`

최갑천 기자
파이낸셜뉴스

유가 하락의 깊은 그늘에서 동반 탈출한 정유·화학업계가 올 하반기 업황을 놓고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정유·화학업계 모두 유가 반등 효과 등으로 올 2·4분기 실적이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이후에는 상황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정유사 "2분기 이후 상황 모른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유사들은 지난 1·4분기 일제히 시장의 예상을 웃도는 흑자전환에 성공한 가운데 2·4분기도 견조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1·4분기 정유사들을 '악몽의 늪'에서 건진 재고평가액과 정제마진이 2·4분기 들어서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비축유와 현 유가와의 손익을 따지는 재고평가액은 작년 4·4분기 유가급락으로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에쓰오일 등 정유 3사에 1조원 넘는 적자를 떠안긴 바 있다. 올 1·4분기에도 정유사들은 1000~3000억원의 재고평가 손실을 입었지만 유가가 꾸준히 오르면서 2·4분기에는 이익 전환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고도화시설을 통한 경질유 마진을 의미하는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도 1·4분기 배럴당 6달러 수준에서 현재 8~9달러 선까지 올랐다. 복합정제마진은 4~5달러를 손익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서는 2·4분기 예상 영업이익을 SK이노베이션 4070억원, GS칼텍스 3079억원, 에쓰오일 2790억원, 현대오일뱅크 1000억원 정도로 보고 있다. 이는 1·4분기보다 정유사별로 50~800억원 증가한 수치다.

그러나, 정유사들의 속내는 다르다. 당장 2·4분기부터 실적이 정체되지 악화될 걱정마저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석유시장 수요가 살아나지 않기 때문이다.

정유사 관계자는 "최근 실적 개선은 유가반등속에 중동 등의 정기보수와 미국 석유업체 파업 등에 따른 생산량 감소가 주요인"이라며 "수요 확대없이 이런 일시적 호재가 사라지고, 최근 완만한 상승세의 유가 흐름마저 멈춘다면 당장 내달 상황마저 불투명해 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저유가에도 감산 불가 입장을 고수하는데다 7월부터 세계 4위 산유국인 이란산 원유 수출량마저 2배로 확대되면 유가가 다시 고꾸라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화학사 "올해 최대 호황 기대"

작년 하반기 유가 하락의 직격탄을 맞았던 석유화학사들은 올 1·4분기 대부분 실적개선을 이룬 상황에서, 2·4분기 최대 실적이 기대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4분기 주요 화학사들의 예상 이익규모는 LG화학이 4796억원으로 전분기 3618억원보다 33% 증가할 것으로 분석됐다. 롯데케미칼도 2892억원으로 전분기(1779억원)보다 무려 62.5%나 이익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됐다. 한화케미칼과 금호석유화학도 1·4분기보다 각각 280억원, 50억원 정도 이익 증가가 점쳐졌다.

화학사들의 단순 예상 실적만 놓고보면 정유사들과 비슷한 추세지만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현재의 상승국면이 최소한 올 연말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낙관론이 우세하다.

이는 최근 공급부족으로 가격이 오른 에틸렌 등 주요 석유화학 제품들의 강세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석유화학의 기초원료인 납사와 이를 분해해 생산하는 에틸렌간 스프레드는 역대 최고 수준인 t당 800달러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중국 등 역내 주요 화학사들이 대규모 정기보수가 몰려 공급이 감소한데다 글로벌 화학시장의 수요도 회복세를 보이는 탓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화학사들은 올해 최대 호황까지 내심 기대하는 눈치다. 실제로, LG화학 조석제 사장 등 화학사 임원들은 1·4분기 실적 발표회를 통해 "유가 하락 등 여러 불안요소가 1·4분기에 해소됐다"며 "국내 화학사들의 주력 제품 시황이 굉장히 유리해 2·4분기 이후 실적에 매우 긍정적으로 반영될 것"이라는 공통된 전망을 내놨다.

[email protected] 최갑천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