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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관칼럼] 보건의료, 중남미 新시장 개척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5.24 17:57

수정 2015.05.25 15:59

[차관칼럼] 보건의료, 중남미 新시장 개척

박근혜 대통령 중남미 순방(4월 16~27일)에서 두드러지는 성과 중 하나가 보건의료 분야에 대한 협력 성과이다. 보건의료 분야는 중남미 국가의 최우선 협력분야였고 보건복지부 차관으로서 대통령을 수행하여 콜롬비아, 페루, 칠레, 브라질 4개국과 보건의료분야의 양해각서 또는 협력약정을 체결했다. 중남미 국가들은 정부 주도하에 보건의료체계 개선 및 현대화 등 보건의료분야 투자를 확대하고 있고 경제성장을 토대로 보건의료 수요도 증가하고 있어 지금보다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신흥국들이다. 이런 국가를 대상으로 한국 보건의료 위상을 제고하고 중남미 시장 진출의 기반을 마련하였다는 데에 순방 의의가 크다 할 것이다.

먼저 콜롬비아, 칠레, 브라질 보건부와 보건의료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고, 페루 보건부와는 제대혈은행 설립 등 구체적인 협력사업을 담은 협력약정을 체결했다. 앞으로 이를 기반으로 의료서비스, 정보기술(IT) 헬스, 교육·연수, 제약·의료기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이 확대되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더불어 페루에서 한국이 위생선진국(Countries of High Surveillance)으로 등록됐다. 당초 90일 입법예고 등 절차가 남아있었으나 금번 순방을 계기로 페루 대통령 재가를 거쳐 모든 개정절차가 순방 중에 완료되는 성과를 거두었다. 위생선진국으로 인정된 국가는 의약품 인허가 심사기간 단축, 현지공장 실사면제 등으로 페루에 의약품 신속 등재가 가능하게 된다. 한국은 미국, 영국, 독일, 일본 등에 이어 17번째로 페루 위생선진국에 등록하게 됐고, 이를 통해 의약품 페루 수출시 인허가 기간이 1~2년에서 45~90일 정도로 크게 단축, 이에 따라 인허가 비용도 대폭 감소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성과는 작년 3월 에콰도르 자동승인인정과 더불어 국산 의약품 인허가 간소화 절차가 적용된 두 번째 사례로 우리 의약품의 허가·안전관리 수준의 우수성이 객관적으로 인정된 사례라 할 것이다.

또한 민간 분야에서도 IT 헬스가 중남미에 진출하는 성과도 거두었다. 페루에서는 가천 길병원과 까예따노 헤레디야 병원이, 브라질에서는 한양대의료원과 상파울루 대학 산하 INCOR 병원간에 IT 헬스 협력 MOU를 체결했다. 이 국가들은 국토는 거대한 반면 의료인수는 OECD 평균보다 낮아 의료접근성이 취약하다. 이번 MOU로 우리의 경험과 지식·기술을 활용해 현지에 적합한 IT 헬스 모델을 개발하고 이를 확산해 나가기 위해 협력할 수 있게 됐다.

이외에도 콜롬비아에서는 9월부터 한국을 포함한 OECD 국가 바이오의약품을 '참조국가'로 포함해 의약품 인허가 절차가 간소화될 예정이어서 바이오 의약품 분야에 강점을 가진 우리 기업이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칠레와는 병원정보시스템, IT 헬스 분야 협력 방안에 대해 구체적인 논의가 이루어졌다. 또한 비즈니스 포럼에서도 우리의 강점인 IT 헬스 기술을 소개하여 현지의 많은 관심을 이끌어 내기도 했고, 제약·의료기기 등 보건의료 16개 기업이 경제사절단으로 참여하여 현지 업체와 활발한 수출 논의도 이루어졌다.

2013~2017년 중남미 보건의료시장 성장전망은 7.7%로 중동아프리카(9.9%), 동유럽(8.4%)에 이어 세 번째로 성장성이 높은 시장임에도 지리적 거리 등의 한계로 그간 협력이 활성화되지 못한 측면이 있었다. 이번 중남미 순방을 계기로 정부간 협력 기반을 구축하였을 뿐만 아니라 민간 분야에서도 중남미 시장 진출의 교두보가 마련돼 앞으로 많은 협력 및 발전 가능성을 가지게 되었다.

보건의료산업은 전 세계 8000조원 규모로 자동차(1800조원), IT 시장(3800조원)을 합친 것보다 큰 고부가가치 산업이다. 보건의료산업 발전 및 글로벌 진출이야 말로 국내외 양질의 청년 일자리를 창출할 뿐만 아니라 세계인의 건강권 향상을 위해 기여할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
정부에서는 금번 순방을 통해 얻은 성과들이 성공사례로 이어져서 의료 한류가 중남미에서 붐을 일으킬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과 지원을 해나갈 계획이다.


장옥주 보건복지부 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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