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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균 기자의 한국의 골프장 산책] (1) 남해 '사우스케이프오너스클럽'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5.27 18:39

수정 2015.05.27 21:32

코스 사방으로 펼쳐진 절경에 흠뻑
클럽하우스 등 부대시설도 뛰어나

바다를 가로 질러 티샷을 날려야 하는 사우스케이프오너스클럽의 시그니쳐홀인 16번홀 전경.
바다를 가로 질러 티샷을 날려야 하는 사우스케이프오너스클럽의 시그니쳐홀인 16번홀 전경.

공급과잉이라 할만큼 국내 골프장 수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골퍼들의 해외로의 엑소더스는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왜일까. 가장 큰 이유는 비싼 이용료다. 골프장 개별소비세는 경륜과 경정장의 30배, 재산세는 일반기업 토지 최고 세율의 10배, 일반 건축물의 16배다. 취득세는 10%로 일반기업의 5배다. 이 모든 것이 고스란이 입장료에 반영된다.

세금을 인하해 이용료만 현실화 되면 해외 골프로 인한 외화 낭비는 충분히 줄어든다는 얘기가 된다. 우리나라에도 세계적 수준의 골프장은 즐비하다. 그래서 혹자는 말한다. "생전에 국내 골프장만이라도 다 돌아봤으면…."이라고. 그런 의미에서 이번주부터 골퍼들 사이에서 가보고 싶은 곳으로 회자되는 골프장을 매주 한 곳씩 소개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 남해(경남)=정대균 골프전문기자】 두 번째 방문임에도 설레이긴 처음과 마찬가지였다. 서울에서 자동차로 3시간 30분을 쉼없이 달려왔지만 피로감은 전혀 없었다. '보물섬'으로 불리는 경남 남해에 위치해 있어 '남쪽의 곶'이라는 의미의 '사우스 케이프', 빌라 구매 고객을 오너로 예우하고자 '오너스 클럽'을 붙여 사우스케이프오너스클럽이 됐다. 2년전 처음 방문했을 때는 18홀 골프 코스만 완성이 된 상태였고 클럽하우스, 호텔, 빌라 등은 공사가 한창 진행중이었다.

그랬던 곳이 2년 후에 다시 와서 보니 완벽한 예술 작품으로 승화돼 있었다. 클럽하우스 건축물 뿐 아니라 스파와 음악당의 벽체, 프런트 데스크, 식당의 파티션에 이르기까지 예술성을 가미하지 않은 곳이 없다. 풍광은 또 어떤가. 그 풍광에 가장 먼저 매료된 사람은 사우스케이프오너스클럽의 오너인 정재봉 사장이다. 그는 "부지를 처음 접하고 나서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며 "'마치 물 위에 비친 달의 아름다움에 취해 물속으로 뛰어 들었다'는 어느 시인의 마음과 같았다고나 할까요"라고 말한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세계적 수준의 작품을 하나 만들어 놓고 떠나는 것도 멋진 인생이라고. 골프 리조트 산업의 불황을 이유로 많은 사람들이 만류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후세를 위한 작품을 하나 만든다는 심정으로 경제성보다는 완성도에 방점을 찍고 2007년에 프로젝트 착수에 들어갔다. 탁월한 선택이었다는 전문가들의 극찬도 잇따랐다. 페블비치를 비롯해 세계 톱 클래스 골프코스전문 포토그래퍼이자 세계 100대 골프 선정위원인 조안 더스트는 "세계 10대 골프코스 중에서도 사우스케이프오너스클럽과 비견될만한 곳이 별로 없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천혜의 경관과 절묘한 조화를 이룬 클럽하우스, 호텔 등 건축물과 뮤직 갤러리 등 빼어난 시설들은 세계 리조트 건축사에 길이 남을 기념비적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혹자는 한 마디로 잘 빠지고(Well Born), 잘 만들어(Well Made)졌다고 평가했다. 딱 맞는 말이다. 거기에 편의성과 예술성이 가미된 다양한 부대시설까지 갖추고 있으니 리조트에 들어서는 것만으로 그야말로 웰빙(Well Being)이다. 바다를 한 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클럽하우스, 엄선된 로컬 식자재만을 사용해 힐링푸드로 불리는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는 레스토랑, 음악 기기의 역사를 재현한 뮤직 라이브러리, 마치 바다와 연결된 듯한 돔형의 컨벤션홀 등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이 곳이 페블비치골프링크스에 버금가는 셀럽(celebrity)을 위한 공간으로 인정받는 것은 7성급 스위트 룸을 갖춘 호텔 때문이다. 18홀인 골프코스는 바다 한 가운데로 돌출되어 있는 케이프형 지형에 기암절벽으로 둘러 쌓인 리아스식 해안선을 따라 조성됐다. 거의 모든 홀에서 바다가 보인다. 코스 가운데에 산이 있어 대부분 평지인 외국의 링크스코스와는 다르게 코스가 레이아웃됐다. 200만㎡의 부지에 80m 폭으로 코스가 조성되어 있어 호쾌하면서 시원스런 라운드를 만끽할 수 있다. 그렇다고 방심은 금물이다. 코스 디자이너인 카일 필립스가 쳐놓은 덫에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아일랜드 그린으로 조성된 3개의 파3홀은 �으면 짧은대로, 길면 긴대로 긴장을 늦춰서는 안된다. 다름 아닌 방향을 종잡을 수 없는 바람이라는 변수가 있기 때문이다. 페어웨이는 켄터키블루로 밀도가 촘촘하다. 이종 잔디인 세포아는 눈을 씻고도 찾을 수 없을 만큼 페어웨이 컨디션은 최상이다. 페어웨이를 벗어나면 깊은 러프 지역이다. 따라서 티샷의 페어웨이 정확도가 스코어 메이킹의 관건이다.

퍼블릭으로 운영되지만 주말 그린피(37만원)만 놓고 보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비싸다. 많은 사람들이 왜 그렇게 비싸냐고 의문을 갖는다. 하지만 한 번 방문하면 그 답은 쉽게 찾을 수 있다. 그렇다고 항상 이용료가 비싼 것은 아니다. 계절적, 요일별, 시간대별로 이용료에 차등을 두어 더 많은 골퍼들이 찾도록 배려하고 있다.
요즘은 골프 2라운드, 1박, 조식을 포함해 70만원(1인 기준)의 상품이 인기다. 사천공항을 이용할 경우 픽업을 해준다.
서울 잠심 종합운동장 주차장에서 운행되는 리무진 버스가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받고 있다.

golf@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