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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 발레리노의 '지그프리트' 한국서 본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6.17 17:17

수정 2015.06.18 11:16

국립발레단 백조의 호수 슈투트가르트 수석 무용수 초청
예술감독 강수진도 찬사 "관객들에게 특별한 경험 될것"

프리드만 포겔(왼쪽)과 김지영 사진제공=국립발레단 김윤식
프리드만 포겔(왼쪽)과 김지영 사진제공=국립발레단 김윤식


"우리 무용수, 관객 모두에게 특별한 경험이 될 거에요. 사람이 완벽할 수는 없죠. 하지만 프리드만 포겔은 완벽에 가까운 무용수에요."(강수진 국립발레단 예술감독)

"여자 무용수는 남자 파트너가 어떻게 잡아주느냐에 따라 느낌이 완전히 달라지거든요. 첫 연습이라 아직 정식으로 맞춰보진 않았지만 굉장히 섬세하고 소프트해요."(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김지영)

지난 15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내 국립발레단 연습실에 그가 왔다. 현재 전 세계 발레리노 가운데 러브콜 1순위, 완벽에 가까운 무용수로 평가받는 독일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의 수석무용수 프리드만 포겔. 오는 24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개막하는 '백조의 호수'에 초청돼 이날 첫 연습을 시작한 것. 6개국 공연을 마치고 전날 한국에 들어와 여독이 풀리지 않은 상태에서 참관만 할 예정이었지만 자연스럽게 연습이 진행됐다.

국립발레단 관계자는 "프리드만 포겔이 한국 무용수들과 함께하는 무대에 설레는 마음을 표현했다"며 "특히 오데트(오딜)역을 맡은 파트너 김지영과의 호흡에 큰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백조의 호수'는 클래식 발레의 정수다. 차이콥스키 음악에 맞춰 24마리의 백조들이 선보이는 군무는 '라 바야데르' 3막의 '쉐이드 군무'와 '지젤' 2막의 '윌리들의 군무' 장면과 함께 발레 블랑(백색 발레)의 백미로 꼽힌다.



국립발레단이 공연하는 '백조의 호수'는 안무가 유리 그리가로비치 버전으로 익히 알려진 동화 '백조의 호수'보다 좀더 극적이다. 단순한 악마에 불과했던 로트바르트를 지그프리트 왕자의 무의식을 좌우하는 '천재적인 악마'로 묘사해 대결 구도를 그린다. 자연히 다른 버전보다 로트바르트의 비중이 높다.

이날 지그프리트 왕자가 성인식을 마치고 알 수 없는 힘에 의해 호수로 이끌려가 춤을 추는 '그림자 춤' 연습이 진행됐다. 로트바르트로 주역 데뷔하는 변성완이 지그프리트 역의 이영철의 뒤에서 그를 조종하듯 정교한 움직임을 만들어냈다.
이어 성인식 장면은 프리드만 포겔과 함께 지그프리트 역을 맡은 김현웅, 이영철, 이재우가 동시에 연습을 진행했다. 같은 점프도 전부 다른 느낌. 코르 드 발레(군무)에서 깜짝 주역으로 발탁된 허서명까지, 5인 5색의 무대가 기대되는 대목이었다.
슈투트가르트 발레단 수석무용수 출신인 강수진 감독은 "포겔은 테크닉과 필링을 모두 겸비한 '이상형'"이라며 "우리 무용수들도 뛰어나지만 포겔과 함께 하면서 서로 배울 수 있는 점이 많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다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