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기자수첩

[기자수첩] 오해살만한 다음카카오 세무조사

김학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6.18 17:46

수정 2015.06.18 21:53

[기자수첩] 오해살만한 다음카카오 세무조사

"오얏나무 아래서는 갓 끈을 고쳐매지 말라"는 옛말이 있다. 괜한 오해 살 일은 아예 하지 말라는 말이다.

다음카카오에 대한 특별세무조사가 딱 그런 모양새다. 오해받기 좋은 일이라는 말이다. 그동안 다음카카오는 현 정권과 불편한 관계라는 소문이 끊이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다수의 여권 관계자들은 다음카카오의 포털 다음(DAUM) 얘기가 나오면 얼굴부터 찡그린다.


3년 전 대통령선거 당시 새누리당 선거대책위원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본부를 비롯해 선대위 출신 인사들은 '다음' 때문에 정말 힘들었다고 토로한다. 우선 다른 포털에 비해 여권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쉽게 형성되는 것부터 불만이었다.

특히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에 대한 부정적 기사가 빈번하게 배치되는 뉴스편집에 대한 불만도 많았다며, 다음을 손봐주고 싶은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지만 참았다는 후일담까지 떠돌 정도다.

이런 소문이 무성한 가운데 지난해 연말 경찰이 다음카카오 이석우 공동대표를 피의자로 불러 아동 음란물 방치 혐의로 조사를 벌였다. 당시는 카카오톡에 대한 사이버 검열 논란으로 다음카카오가 감청 불응을 선언한 이후 진행된 수사라 다시 다음과 현 정권의 불화설이 돌았다.

그런데 이번에는 국세청이 특별세무조사에 나섰다. 역시 업계에서는 갑작스러운 비정기 세무조사의 배경을 궁금해하고 있다.

호사가들은 이번에도 정권과 다음의 불편한 관계 때문에 특별세무조사가 진행되는 것 아니겠느냐며 말을 지어내고 있다. 그러나 한 나라의 국세청이 어디 그런 조직이겠는가. 정권과 불편한 관계가 있다고 마구잡이로 세무조사를 벌일 정도의 조직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다.

또 재벌그룹도 아닌 일개 인터넷 기업과 정권이 불편한 관계일 이유는 또 뭐가 있겠는가.

대한민국 정부가 일개 인터넷 포털 회사와 불편한 관계를 맺을 상대가 되겠느냐는 말이다.

지난해 다음과 카카오의 합병이 성사되고, 세금 관련 후속처리가 제대로 됐는지 국세청이 면밀히 들여다 보겠다는 것이 이번 특별세무조사의 의미가 아닐까 싶다.
그러나 지금 딱 오해받기 쉬운 때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로 여론이 시끄러운 때 불편한 여론이 모이는 다음에 대해 정부가 손봐주고(?) 있다는 오해를 사기 쉬운 때라는 말이다.


그렇잖아도 정부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커지고 있는 때 국세청의 특별 세무조사가 인터넷 악성 여론을 부추기지나 않을까 걱정이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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