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진중권 “데이트 폭력, 남성우월주의가 문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6.23 17:19

수정 2015.06.30 14:23


진중권 동양대 교수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데이트 폭력의 원인으로 남성우월주의를 꼽았다.

최근 트위터에서는 ‘진보논객’ 한윤형과 박가분이 과거 여자친구에게 폭력과 폭언을 가한 혐의가 전 여자친구들에 의해 폭로되면서 이것이 화두로 떠올랐다. 한씨는 최근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 ‘나는 페미니스트입니다’라는 주제로 열린 오픈토크에 패널로 참석하기도 했다.

또한 웹툰 '송곳'의 실제 모델로 알려진 김모씨의 전 여자친구 A씨도 김씨로부터 데이트 폭력을 당했다고 고백해 눈길을 끌었다.

이와 관련, 진 교수는 23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남성우월주의란 게 아예 디폴트 값으로 깔려 있는 것이라 본인들은 의식도 못할 것”이라며 “물론 그들은 여성해방의 당위를 배워서 알고 있고 의식적으로는 그 대의에 기꺼이 동의한다.

그런데도 데이트 상대에게 폭행을 가하는 일이 생긴다”고 입을 열었다.

진 교수는 “그게 본인도 잘 이해가 안 갈 것”이라며 “‘어떻게 그럴 수가 있지? 나같은 페미니스트가 여자를 때린다면, 문제는 내 논리가 아니라 그 여자의 특별한 성향에 놓여 있음에 틀림없다’고 논리가 흘러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여자의 경우 두 가지 방식으로 대응한다며 “‘저럴 만한 이유가 있을 거야. 그 역시 사회적, 가정적 폭력의 희생자라서 그래. 내가 사랑으로 치유해 줘야지’, 아니면 ‘저렇게 논리적인 애가 저런다면 맞아, 문제는 나한테 있어. 내가 고쳐야지’”라고 언급했다.

진 교수는 “‘한윤형, 박가분, 김모씨 때 여성을 편들었던 내가 너를 때려야 한다면 너한테 문제가 있는 거야’. 이 사태에서 섬뜩한 건 바로 이 가능성”이라며 데이트 폭력을 행사할 당시 가해자들은 자신의 잘못을 인지하지 못했을 수 있다고 봤다.

마지막으로 그는 “이런 문제로 논쟁할 때 서로 상대를 '나쁜 놈'과 '독한 년'으로 낙인찍을 필요는 없다”며 “그저 이 문제가 피상적인 도덕적 비난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 우리 신체에까지 들어와 있는 어떤 집요한 기제를 되돌아보는 반성적 작업이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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