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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불가피한 사유로 무단결근..퇴직금 깎지 말아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6.25 12:03

수정 2015.06.25 12:13

퇴직을 앞두고 불가피한 사정으로 결근을 해 급여가 대폭 줄어들었다면 3개월 평균임금이 아닌 통상임금을 기준으로 퇴직금을 줘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외국인 근로자 S씨가 사업자 오모씨를 상대로 낸 퇴직금 등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수원지법 본원 합의부로 돌려보냈다고 25일 밝혔다.

대법2부는 "퇴직 즈음 특수하고 우연한 사정이 있어 통상의 경우보다 임금이 현저히 적거나 많게 산정되는 예외적인 경우라면 통상적인 생활임금을 반영할 수 있는 방법으로 평균임금을 따로 산정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S씨는 2009년 10월23일 오씨가 운영하는 회사에 입사해 4년여간 일했다. 2013년 7월13일부터 9월8일까지 두 달여간 결근한 S씨는 이후 5일을 더 일한 후 퇴직했다.



이에 오씨는 근로기준법상 시행령에 따라 퇴직일 직전 3개월 간을 기준으로 하루평균 일당 2만4637만원으로 책정한 다음 287만9491만원(1일 평균임금×30일×총 계속근로기간/365일)의 퇴직금을 지급했다.

S씨가 만일 결근을 하지 않고 꾸준히 출근했다면 하루 평균임금은 7만8959만원으로 퇴직금은 3배 가까이 늘어나게 된다.

이에 S씨는 "불가피한 사정으로 퇴직 즈음 결근한 것이므로 이를 감안하지 않은 퇴직금 산정은 부당하다"며 소송을 냈다. 퇴직 직전 3개월간의 급여를 기준으로 평균일당을 산정할 것이 아니라 정상적으로 출근을 해왔던 기간(2013년 4월13일~7월12일)을 기준으로 퇴직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사건에서 법원의 판단은 엇갈렸다. 1심은 S씨의 주장을 받아들여 퇴직금을 881만9676원으로 산정한 다음 이미 지급한 268만원을 제외한 612만9676원을 주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2심(항소심)은 회사 측의 입장이 옳다며 원고승소 판결한 1심을 뒤집고 원고 패소 판결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항소심(2심) 판결을 다시 뒤집고 사실상 원고승소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대법원은 "퇴직 직전 3개월간 임금에 근거해 평균임금액을 산정하면 통상적인 생활임금보다 현저히 적다"며 "통상적인 생활임금을 반영할 수 있는 합리적이고 타당한 다른 방법으로 산정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현행 근로기준법 시행령은 출산휴가, 업무상 질병, 합법 노동 쟁의기간 등 8가지를 평균임금 산정 기간 제외사유로 규정(제2조)하고 있다. 하지만 이날 대법원의 판결은 시행령에 예시된 것 외에도 평균임금 산정기간 제외 사유가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한 판결이어서 노동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한국노총 중앙법률원 유선우 노무사는 "기존 시행령에 따라 평균임금에서 제외할 수 있는 내용은 근로기준의 최저한을 보장하는 것에 불과했다"며 "무단결근 등 근로자 측 귀책사유는 징벌적 성격으로 봐 왔는데, 이번 판결이 근로자에게 유리하게 해석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전환되는 계기로 보여 환영한다"고 말했다.

hiaram@fnnews.com 신아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