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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제로' 그리스.. 유럽계 자금 국내 증시 영향력은

김문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7.06 17:14

수정 2015.07.06 17:14

유럽계 자금, 외국인 보유 주식의 29.3% 전문가 "단기 투자자금 유출 충격 대비를"
2011년 그리스 사태땐 15조1000억원 빠져나가

그리스사태에 국제 금융시장이 대혼돈에 빠져들고 있다.

시장에서는 지난 2011년 그리스 사태의 악몽을 떠올린다. 당시 유럽계 투자자들이 국내 상장증권시장에서 15조1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빼내 갔다.

조심스럽지만 '드라크마겟돈(Drachmageddon)'가능성까지 제기된다. '드라크마겟돈'은 우주로 따돌림당한 옛 통화 드라크마가 운석처럼 지구에 떨어져 초래한다는 종말의 아마겟돈을 뜻하는 신조어다.

전문가들은 금융시장의 충격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하루 2876억원 어치 주식을 팔아치웠다.

7월 누적 순매도 규모도 1741억원에 달했다.

지난 2월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3257억 원의 주식을 사들이며 순매수 행진을 시작한 외국인은 3월 2조9111억원, 4월 4조6493억원, 5월 1조7253억원 등 4개월 연속 순매수를 기록하며 국내 증시에 활력을 불어 넣었다.

하지만 6월 들어 1조491억원 상당을 팔아치우며 순매도로 돌아섰다.

미국의 금리인상 우려와 그리스 사태 영향으로 증권가는 해석한다.

시장에서는 유럽계 자금 이탈을 경계한다.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5월 말 기준 유렵계 자금이 보유한 주식은 135조2000억원 규모다. 이는 전체 외국인이 보유 주식의 29.3% 수준이다.

NH투자증권 김병연 연구원은 "그리스 사태가 악화하면 중장기적으로 외국인은 국내 증시에 우호적일 것으로 전망하나, 그리스 사태로 외국인 수급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계 자금은 장기 투자 성격이 강해 이탈 우려가 없지만, 일부 유럽계와 조세회피지역은 단기 성향이 강해 그리스 합의가 지연되고, 그리스 관련 소식이 악화하면 일시적인 자금 유출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글로벌 자금의 움직임도 불안하다. 이머징마켓포트폴리오리서치(EPFR)에 따르면 글로벌 펀드시장에서 지난 6월25일~7월1일까지 12억달러(약 1조3455억원)가 빠져나갔다. 이는 최근 8주 사이 가장 큰 폭의 주간 순환매이다. 중국을 제외한 신흥시장에서는 10억달러가 유출됐다.


그러나 전문가는 그리스 디폴트 사태가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 그리스의 대 신흥국 익스포저는 2011년 3월말 994억달러에서 지난해 말 808억달러로 감소한 상태다, 그리스에 대한 수출 비중도 불가리아(총수출 중 7%)를 제외하면 대부분 1%대

미만(루마니아 1.2%, 터키 1.0% 등)이다.


국제금융센터 이상원 연구원은 "동유럽 일부 국가를 제외한 대다수 신흥국은 직접적인 영향이 제한적이다"면서 "다만 안전자산 선호 증감에 따른 간접적 영향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kmh@fnnews.com 김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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