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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 이 사건]"문화제인데 왜 해산시켜" 경찰 때린 시위대, 처벌은?

이승환 기자
파이낸셜뉴스

지난 2009년 12월 22일 오후 7시 10분. 시민단체 빈곤사회연대 회원 80여명이 서울역 광장 롯데마트 앞 계단에 앉아 '노숙인 추모 문화제'를 시작했다. 문화제에 참여한 회원들은 '2009 거리에서 죽어간 노숙인 추모제, 멸시와 차별 없는 세상' '죽음의 행렬 방치하는 이명박 정권 규탄'이라는 내용의 플래카드 2개를 걸고 촛불을 든 채 "노숙자 인권을 보장하라, 홈리스 인권을 보장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불법집회 변질 VS 해산명령 불법

문화제 진행 30분여 뒤 관할 남대문경찰서는 참석자들에게 해산명령을 내렸다. 문화제로 시작된 행사가 어느 새 시위로 변질되는 등 야간 미신고 불법집회가 됐다는 이유에서다.

참석자들은 해산명령에 응하지 않았고 3차례 경고방송 뒤 경찰 해산작전이 시작됐다. 곳곳에서 몸싸움이 벌어졌고 참석자 중 상당수가 현행범 체포됐다. 이 과정에서 임모씨는 서울지방경찰청 1기동단 소속 정모 수경의 어깨에 있던 무전기를 빼앗고 김모 수경의 얼굴을 주먹으로 때렸다. 김 수경은 얼굴에 전치 2주의 상처를 입었고, 검찰은 임씨를 공무집행방해, 공용물건손상, 상해 등 혐의로 기소했다.

이 사건은 재판과정에서 적잖은 공방이 벌어졌다. 주최 측은 구호를 외치기는 했으나 평화로운 집회였던 만큼 해산명령이 불법이라고 주장했다. 단지 구호 몇번 외쳤다고 해산시킬 수 있느냐는 반발인 셈이다.

반면 경찰은 문화제를 빙자한 시위가 빈번하게 벌어지면서 시민 불편과 항의가 이어지고 있어서 해산이 불가피했다고 반박했다. 설령, 해산필요성이 낮았다 해도 경찰 장비를 빼앗고 폭행을 가한 것은 명백한 위법이라고 반박했다.

법원 판단도 엇갈렸다. 1심은 무전기를 망가뜨린 혐의(공용물건 손상)만 유죄로 인정, 벌금 50만원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당시 폭력 행위가 전혀 없었던 만큼 공공 질서에 위험이 초래된 경우라고 보기 어려운데도 참가자를 체포한 것은 위법한 공무집행이라고 판단했다. 따라서 위법한 체포 과정에 대항한 것은 정당방위로, 위법성이 조각되기 때문에 공무집행방해죄와 상해죄는 무죄라고 봤다.

1심에 불복해 항소한 검찰은 항소심에서 적극 반격에 들어갔다. 공무집행의 적법성은 당시 구체적인 상황으로 판단해야 하고 일차적 판단 재량은 현장 경찰관에게 있다는 논리였다. 경찰관에게 상당한 재량권이 있으니 설령 경미한 하자가 있다 해도 적법한 공무집행이라는 얘기다. 항소심도 인정해 공무집행 방해 혐의에 대해 유죄를 선고했다.

■법원 심급마다 엎치락 뒤치락 판단

항소심 판결은 대법원에서 다시 뒤집혔다. 1심과 같이 공무집행방해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해산명령이 적법한 절차와 방식을 준수했는지에 대해 항소심에서 심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며 사건을 되돌려 보냈다.

대법원의 이 판단은 폭력행위가 발생하지 않을 경우 해산명령을 내릴 수 없다는 취지여서 향후 집회·시위현장에서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email protected] 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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