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與野 추경 '동상이몽'.. 협상 가시밭길

파이낸셜뉴스

당정, 원안대로 처리 촉구
野, 도로·철도 전액 삭감
與 원내대표 부재 등으로
본회의 통과까지 난항 예상


與野 추경 '동상이몽'.. 협상 가시밭길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와 가뭄 피해 극복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한 국회 심의가 본격 돌입했지만 여야간 극명한 입장차로 정면충돌이 전망된다. 정부와 여당은 11조8000억원 규모의 기존안을 원안대로 처리해줄 것을 촉구했지만 야당은 세입 경정 예산을 전액 삭감한 6조2000억원 규모의 자체안으로 맞섰다. 여야의 추경안 규모 차이만 5조6000억원이다. 이처럼 추경안을 두고 여야가 '동상이몽' 상황에 놓이면서 7월 국회에서의 추경안 심의과정에서 극심한 진통이 예상된다.


박근혜 대통령은 9일 국회 본회의에서 황교안 국무총리가 대독한 시정연설을 통해 정부 원안을 조속히 통과시켜 달라며 국회의 협조를 촉구했다. 이에 새누리당은 추경안을 목표시한에 맞춰 처리하기 위해 김무성 대표가 야당과의 협상에 직접 나서기로 했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7월 임시국회에서 가장 중요한 사안은 추가경정예산 편성안을 하루빨리 통과시켜 경제의 불씨를 살리는 것"이라며 "추경안 처리와 관련한 여야 협상을 진행하는 원내대표 자리가 중요한 만큼 후임자를 빨리 선출해야겠지만 그때까지 조해진 (원내대표) 직무대행과 제가 야당과 협상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김 대표는 "추경 관련 상임위는 오늘부터 당장 심의에 나서야 하고 밤을 새워서라도 심의를 마쳐야 한다"며 야당의 협조를 촉구했다.

당내 계파 갈등을 일단 봉합한 만큼 신속한 추경안 처리 과정을 통해 당정청 관계 회복과 '경제.민생 챙기기' 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문제는 집권여당의 원내사령탑 부재로 추가경정 예산안의 국회 처리가 지연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추경안 심의의 가장 중요한 시기에 새누리당은 야당을 상대할 당 원내대표를 잃으면서 협상의 주도권도 내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원내대표 부재 상황에선 여당이 아무리 추경안 처리를 강조해도 '공염불'에 그칠 수밖에 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야당이 새로운 여당 원내지도부가 출범하기 이전의 '시한부'인 현재 원내지도부와 적극적인 협상에 나설 가능성이 희박하기 때문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정부안과는 차이가 큰 자체 추경안을 발표하며 심의를 단단히 벼르고 있는 탓이다. 야당 지도부가 추경안에 대한 철저한 검증을 천명하는 등 국회법 정국에 이어 '강경모드'를 유지함에 따라 7월 임시국회도 순탄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는 추경과 관련해 "(이번) 추경은 6개월 전에 짠 세입에 대한 실패를 미래세대에게 전가하는 나쁜 악습"이라고 평가절하하며 "지금까지 추경은 시간을 끌다 보면 막바지에 정부안과 거의 근접했었지만, 이번에는 그렇게 할 수 없다는 각오"라고 강조했다.

국회 예산결산특위 야당 간사인 새정치민주연합 안민석 의원도 이날 간담회에서 "정부가 희망하는 날짜에 맞추기 위해 졸속심사를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야당 측은 자체 추경안을 통해 세입결손 보전을 위한 세입경정 5조6000억원은 전부 삭감하고, 세출 추경도 메르스나 가뭄 대책과 무관한 도로.철도.댐 건설 사업 등에 배정된 1조5000억원을 추경안에서 제외시키기로 했다.

다만 새정치민주연합은 삭감 사업을 통해 확보된 재원을 활용해 메르스 피해지원 및 공공의료체계 개선사업 8300억원, 메르스 관련 민생지원 일자리 확대사업에 3300억원, 지자체 요구 메르스 대책사업 3000억원 등을 확대해야 한다며 정부안에 제동을 걸었다. 내수위축으로 인한 민생경제 지원 방안으로 저소득층 가구에 온누리 상품권을 지급하는 방안도 추경안에 포함시켰다.

아울러 야당 일각에선 추경안 협상 과정에서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성완종 특검법' 도입을 연계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돼 7월 임시국회에서의 추경안 본회의 통과는 상당한 진통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여야 간사들은 늦어도 24일까지는 전체회의를 열어 추경안을 의결하기로 논의 일정을 합의했다.

[email protected] 조지민 윤지영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