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증시폭락에 현지 벤처기업도 자금난 위기
중국 증시가 폭락하면서 현지 벤처기업들도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최근 투자자들이 중국 시장에서 발을 빼면서 중국 신생 벤처기업들이 자금을 모으기 힘들어졌다. 중국 시장의 거품이 빠지고 있다는 판단 아래 투자가들이 약속된 금액을 줄이거나 투자 계획을 미루는 사례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중국의 인기 패션사이트 '모구지에 닷컴(이하 모구지에)'이다. 세계적인 투자그룹인 칼라일은 당초 모구지에의 기업가치를 20억달러(2조 2600억)로 평가했지만 최근에는 이에 한참 못미치는 평가액을 제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도 투자에 관한 계약 조건이 계속 변하고 있다"면서 "양측이 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모구지에는 알리바바 타오바오 출신의 치천이 2011년 설립한 여성 패션 쇼핑몰이다. 지난해 10월에는 2억달러 투자 유치에 성공하는 등 2011년이후 매년 외부 자금을 끌어들이며 급성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알리바바가 인수 제안을 거절했으며 사모펀드들이 인수대상으로 눈독을 들이는 대표적인 기업이다.
금융권 종사자들은 모구지에의 사례가 중국 벤처 기업 전반으로 퍼져나갈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투자업계는 급성장하는 중국 온라인 시장을 잡기위해 수십억 달러의 투자금을 쏟아부었지만 최근 중국 증시 폭락을 경험하면서 기대가 반감됐다. 또 중국 기업에 큰 돈을 투자했다 손실을 본 사례가 늘어나면서 앞으로는 중국 투자에 신중해질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실제로 미국의 사모펀드업체 실버레이크는 알리바바의 프리IPO 투자금 수십억달러의 85%를 냈지만 현재 알리바바의 주가는 35%나 떨어졌다. 베이징 기반의 힐하우스캐피탈 역시 중국 전자 상거래 업체 징동썅청(제이디닷컴)의 주식 1억4800만주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 역시 주당 20%이상 하락했다.
이 때문에 중국 기업가들은 국제적인 투자자들이 향후 중국 벤처기업에 투자를 꺼리거나 가치를 저평가하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WSJ는 "사모펀드들이 당장 지분을 팔거나 투자를 멈추지는 않겠지만 투자 규모를 조정하는 등 신중한 입장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미국에 상장된 중국 주식들의 폭락은 향후 기업의 가치를 평가절하하는데 중요한 요인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국 내부에서는 정부 차원에서 추진한 스타트업 육성 전략이 빛을 보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최근 중국은 '세계의 공장'을 벗어나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벤처 기업을 길러내는데 적극 나서고 있으며 북경시 중간촌은 미국의 실리콘밸리를 본따 벤처 타운으로 만들기도 했다. 리커창 총리는 지난 5월 이곳을 방문해 창업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적극 지원하겠다는 약속을 하기도 했다.
[email protected] 박하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