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호라이즌스는 지난 2006년 1월 19일 발사됐다. 약 9년6개월을 비행한 셈이다.
명왕성은 1930년 수성, 금성, 지구, 화성,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에 이어 태양계 끝자락에 있는 9번째 행성에 이름을 올렸다. 명왕성의 영어 이름은 플루토(Pluto). 태양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춥고 어두운 행성이란 뜻이다. 플루토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저승세계의 신 하데스(Hades)의 다른 이름이다. 명왕성이 '저승의 신'으로 불리는 이유다.
미국에서 엄청난 돈을 들여 뉴호라이즌스를 발사한 2006년 명왕성은 공교롭게도 태양계 행성 지위를 박탈당한다. 명왕성보다 더 큰 소행성이 발견돼서다. 왜소행성으로 강등돼 이름도 '134340'이라는 번호로 바뀐다. 왜소행성은 행성처럼 태양(항성) 주위를 공전하지만 다른 행성의 위성이 아닌 천체를 말한다. 당시 미국 방언협회는 올해의 단어로 'Plutoed(명왕성 되다)'를 꼽았다. 우리 말로 치면 속어인 '새 되다' 정도의 뜻이다. 미국은 지금도 명왕성의 행성 지위 회복을 줄기차게 주장하고 있다.
현대과학은 인간의 고향은 별과 우주공간이라고 말한다. 빅뱅 이전의 '무(無)'가 인간의 원초적 발원지라고도 주장한다. 빅뱅 이후 만들어진 수소와 헬륨은 오랜 시간을 거치면서 별들을 이루었다. 그들도 인간처럼 태어나고 죽는다. 우주를 이해하려는 인간의 노력은 고향을 향한 본능적 의지라고 할 만하다. 명왕성 얘기를 하다 보니 문득 이 좁은 행성 안에서 너무 작은 것들을 갖고 서로 할퀴며 아옹다옹 싸우고 있는 우리의 모습이 새삼 초라해 보인다.
sejkim@fnnews.com 김승중 논설위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