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빛과 소금, 공복들] (66) 대한민국 100만 공무원들의 일터를 돌보는 '숨은 손'
(66) 청사 신축부터 사후관리까지.. 행자부 정부청사관리소
#. 서울시 세종대로의 정부서울청사. 정부기관의 위압감과 거리감을 상징하던 높이 70cm의 철조망이 사라지고 태극 마크와 정부 마크가 번갈아 새겨진 알루미늄 외벽으로 새롭게 단장했다. 지난 1970년 준공 이후 실질적으로 45년 만이다. 달라진 외벽은 국민들과의 거리를 좁혔다. 정부청사를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는 관광객까지 나올 정도다.
#.'청사가 발전하는 것 같습니다.' 지난주 정부서울청사 내부 게시판에 올라온 글이다. 국무조정실·행정자치부 등 13개 기관 공무원 4500여명과 국민 1000여명 등 매일 6000여명에 달하는 인원이 드나드는 갑급 시설인 만큼 철저하면서도 세심한 관리가 필요한 곳. 표시가 나지 않지만 실질적으로 정부기관이 움직이게 만드는 행정자치부 정부청사관리소가 하는 일이다.
■"청사가 움직이도록 하는게 우리 일"
정부청사관리소가 책임지는 청사는 서울, 과천, 대전, 세종 등 종합청사 4곳과 복합화청사 6곳(광주, 제주, 대구, 경남, 춘천, 고양) 등 총 10곳이다.
관리의 범위에는 청사의 수급계획부터 사후관리까지 포함된다. 청사가 필요하면 신축을 할 것인지 임차를 할 것인지 먼저 결정을 하고 새로 짓게 되면 내부 설계와 부대시설, 용역 등 정상적으로 가동하기 위한 모든 것을 준비해야 한다.
청사관리소 관계자는 "완공 후에는 입주 공무원들이 쾌적하게 생활할 수 있는 안전·편의시설 관리가 큰 부분을 차지한다"면서 "냉·난방, 식당, 통신, 엘리베이터, 전기 등 모든 것이 원활하게 만드는 게 우리 일"이라고 설명했다. 맡은 분야가 광범위하기 때문에 온갖 민원 전화가 몰리는 곳이기도 하다. 부서 안에서는 스스로를 감정 노동자라고 표현할 정도다.
입주기관만 120곳에 달하고 여기서 일하는 공무원들의 숫자만 3만명이 넘는 만큼 규모도 크다. 정원 715명(현원 664명)으로 모든 부서중 최대 규모이고 2급 이상 고위 공무원도 4명(정원 5명)이나 된다.
이 관계자는 "정부기관이 늘어나고 공무원 숫자가 증가하면서 어디나 공간부족이 문제가 되고 있다"며 "청사를 건립하는 입장에서는 장기적인 안목으로 공간 배치, 복지 시설 등을 계획하지만 예산은 항상 현재를 기준으로 해 아쉽다"고 토로했다.
정부세종청사는 기존 건물들과 달리 하나로 이어져 마치 용을 보는 것 같다. 특히 3.5km에 달하는 옥상정원은 기네스북 등재를 앞두고 있다.
■황무지에서 '세종시'를 만들다
정부청사관리소 최대의 역작은 세종시다. 시설사업비만 1조4000억원에 달하는 세종청사 사업은 한마디로 무에서 유를 만드는 사업.
청사이전사업과 유완엽 사무관은 "후반부에는 각종 개발사업이 한꺼번에 진행되다 보니 인력 뿐만 아니라 철근·콘크리트가 부족한 상황까지 생겼다"면서 "건축, 기계, 통신 등 분야별로 업체들을 만나고 조율하고 주말·야간 불문하고 정신없이 일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일은 끝이 없었다. 기반시설이 부족하다 보니 교통편, 주차시설, 구내식당을 만들고 상상치도 않았던 어린이집 보육교사까지 구해야 했다. 청소용역 업체도 인력을 구하지 못하는 상황이어서 직접 인근 시·군 농가에서 일할 사람을 구하러 다니는 상황도 벌어졌다.
이렇게 해서 연면적 62만9145㎡, 길이 3.5km의 정부세종청사가 만들어졌고 가동됐다. 특히 설계부터 기존 청사와는 달리 수평으로 넓게 펼쳐진 캔버스형으로 만들었고 건물간 옥상을 연결해 정원도 조성했다. 1일 3회 민간에 개방하는 세종청사의 옥상정원은 지난 3월 이후 방문자가 1만3000여명에 달하는 관광 명소이기도 하다. 특히 세계 최대의 옥상정원으로 기네스북 등재를 앞두고 있다.
■'모아서 편리하게' 복합화청사 사업
현재 정부청사관리소의 핵심 사업은 지역별로 떨어진 정부 기관을 하나로 모으는 복합청사화 사업이다. 지방 국세청, 세관, 검역소, 노동청 등 개별 건물을 갖고 있거나 임차해서 쓰고 있던 기관을 하나로 모으는 것.
이경태 관리총괄과장은 "하나의 건물에 정부 기관을 모으는 것이기 때문에 시너지도 발생하고 국민들은 번거로움을 덜 수 있다"면서 "처음에는 반대하던 기관들도 들어오기를 잘했다는 반응이 많다"고 전했다.
특히 지자체들은 한꺼번에 10여개 공공기관이 들어서며 개발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어 유치 경쟁이 치열할 정도다. 때문에 복합화 청사의 입지는 지역균형발전을 고려해 정해진다. 인천의 경우 구도심 지역에 복합화청사를 지으면서 인근 지역이 살아나는 효과를 가져오기도 했다. 27개 대상지역중 6곳이 완료됐고 앞으로 남은 17곳도 순차적으로 복합화청사를 추진중이다.
한경호 정부청사관리소장은 "직원들에게 가장 강조하는 것은 서비스 마인드"라며 "눈에 보이는 큰 변화보다는 보이지 않는 작은 부분을 개선하는데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한 소장 취임후 청사 출입을 위해 통과해야 하는 검색대가 한 대 더 늘었다. 비오는 날 검색대를 통과하기 위해 후문까지 우산을 쓰고 기다려야 했던 입주 공무원들의 불편이 사라진 것. 큰 표시가 나지 않더라도 모든 사람이 쾌적하고 편리하게 만드는 것. 정부청사관리소의 일이다.
[email protected] 김병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