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UNIST 백정민 교수팀, 금속 입자가 들어가 있는 실리콘 스펀지 구조 개발

김기열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8.20 10:18

수정 2015.08.20 10:18

백정민 교수(오른쪽)가 천진성 연구원(왼쪽)과 이번 연구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있다.
백정민 교수(오른쪽)가 천진성 연구원(왼쪽)과 이번 연구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있다.

간단히 누르는 동작만으로 전기를 만드는 나노발전기가 울산과학기술대(UNIST) 연구팀에 의해 개발됐다.

스펀지처럼 많은 구멍이 뚫린 이 구조물을 바닥에 깔면 밟을 때마다 전기를 얻을 수 있는 데다 출력도 기존 대비 10배 이상 증가돼 나노발전기 상용화를 앞당길 전망이다.

백정민 UNIST 신소재공학부 교수팀은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의 지원을 받아 실리콘 물질을 눌러서 전기를 얻는 새로운 나노발전기를 개발했다.

스펀지처럼 많은 구멍이 뚫린 구조에 금속 입자를 집어넣어 정전기를 발생시키고 여기서 전기를 얻는 방식이다.


나노발전기는 나노 크기(10억분의 1m)의 물질을 활용해 전기에너지를 생산하는 기술로 물질에 미세한 압력을 가하면 전기가 발생하는 '압전 효과'나, 물질이 마찰될 때 생기는 '정전기'를 이용해 전기를 얻는 것이다.

이번에 백 교수팀이 개발한 방식은 정전기 기반의 나노발전기다.

일반적으로 정전기 방식의 나노발전기는 압전 효과를 활용하는 것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또 압전 소재를 만들 때처럼 고온 열처리 등의 과정이 필요 없어 제작 단가를 낮출 수 있다.

특히 이번에 개발된 나노발전기는 정전기 발생에 필요한 공간 문제까지 해결해 활용도를 높였다.

물질을 마찰시켜 정전기를 얻으려면 공기가 들어갈 일정한 공간이 필요하다.

따라서 기존에는 금속 박막과 유전체 박막을 일정한 간격으로 떨어뜨려야 했다.

백 교수팀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전체 박막을 스펀지 구조로 만들고 금속 입자를 스펀지 구멍 속에 넣어 이를 한쪽 방향으로 배열함으로서 구멍 내에서 자연스럽게 정전기를 일으키도록 만들었다.

백정민 교수는 "공기층을 따로 만들어야 했던 기존 정전기 기반 나노발전기의 문제를 해결해 여러 곳에 활용할 수 있다"며 "기존에 박막을 활용하던 나노발전기보다 출력 전력도 10배 이상 크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공기층이 필요 없어 넓은 면적으로 만들기 쉬운데다 유연하고 내구성이 높아 안정적으로 높은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며 "다양한 환경이나 상황에서 활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새로운 나노발전기를 이용해 어떤 위치에 얼마만큼의 충격이 오는지 확인하는 '압력 분포 측정 센서'와 밟으면 전기가 나오는 '대면적 매트', '자가 전기 충전기' 등을 만들었다. 이렇게 응용한 장치들은 높은 습도 등 극한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했다.


백 교수는 "새롭게 개발한 스펀지 나노발전기는 누르거나 밟음으로서 생기는 압력뿐 만 아니라 바람이나 파도의 힘을 이용해서도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며 "현재까지 보고된 세라믹 기반의 나노발전기 중 가장 높은 향상을 보여 정전기 기반의 나노발전기의 상용화를 앞당길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재료 분야의 세계적인 저널 '에너지와 환경과학(Energy& Environmental Science)' 저널에 11일자 온라인판 게재됐다.
에너지와 환경과학 저널은 '네이처'와 '사이언스' 등의 자매지 외에 최초로 임팩트 팩터(Impact factor, 피인용 지수)가 20을 넘어 학계의 주목을 크게 받고 있는 저널이다.

kky060@fnnews.com 김기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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