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여 년 동안 전설로 남아있던 나치 독일의 사라진 '황금열차'를 찾게 된 열쇠는 당시 작전에 관여했던 노인의 고백으로 드러났다.
29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텔레그래프지 등은 표트르 주코프스키 폴란드 문화부 차관이 28일 기자회견을 통해 이 같은 사연을 밝혔다고 전했다.
주코프스키 차관은 "죽어가는 한 노인이 침상에 누워 황금열차를 찾는 사람들에게 발견에 필요한 정보를 줬다"고 밝혔다. 그는 전설을 사실로 바꾼 이 노인이 70년 전 황금열차를 지하에 숨기기 위한 나치의 작전에 동원된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노인과 그에게서 결정적 정보를 입수한 보물 탐사자들의 신원은 공개하지 않았다.
앞서 이달 19일 독일인과 폴란드인으로 추정되는 2명은 최근 황금열차의 위치를 확인했다며 폴란드 정부에 발굴을 요청했다.
나치가 제2차 세계대전 말 대량의 황금과 문화재를 실은 기차를 유럽 어딘가에 숨겼다는 전설은 종전이후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나치는 폴란드에서만 문화재 8만여 점을 압수해가는 등 제2차 세계대전 때 유럽 곳곳에서 문화재를 조직적으로 약탈했다. 황금열차라는 이름처럼 나치가 숨긴 기갑 열차에는 300t에 달하는 황금, 다이아몬드와 같은 보석이 대량으로 실렸다는 전설도 있다.
실제로 독일은 대전 때 벨기에, 네덜란드 등지의 점령국으로부터 5억5000만달러(약 6500억원) 어치의 황금을 몰수한 적이 있다. 전설에 따르면 나치는 종전 직전에 소련군이 베를린으로 진격해오자 점령지이던 폴란드 바우브지흐로 축적한 보물을 열차로 실어 날랐다. 전해지는 이야기에는 폭격을 피해 군수물품을 수송하기 위해 바우브지흐 지하에 미로처럼 건설한 땅굴 가운데 하나에 열차를 숨기고 입구를 봉인했다는 내용도 들어있다.
폴란드 정부는 이달 제보에 따라 지하를 뚫어볼 수 있는 레이더를 가동한 결과 바우브지흐를 둘러싼 산악지대에서 100m가 넘는 기갑 열차의 존재를 확인했다.
주코프스키 차관은 "레이더 촬영 영상을 볼 때 열차의 존재 가능성은 99%"라고 장담했다.
그는 "전례 없는 사건"이라며 "열차 안에는 군사물품, 보석, 예술품, 존재 사실만 알려졌을 뿐 발견된 적이 없는 문서가 가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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