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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스트리트] 김치와 파오차이

파이낸셜뉴스

K푸드, 즉 한국을 대표하는 음식이라고 하면 누구나 김치부터 떠올릴 것이다. 김치는 맛 좋고 건강에 좋은 발효식품이다. 미국 건강전문지 '헬스'가 김치와 함께 올리브유, 렌틸콩, 낫토, 그릭 요거트를 세계 5대 슈퍼푸드로 선정했다. 김치와 김장문화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돼 있다. 한류 붐 덕분에 김치는 외국인에게도 생소하지 않은 음식이 됐다.

김치에 대한 국제적 평가가 날로 높아지고 있는 반면 김치 종주국으로서 한국의 위상은 민망하기만 하다. 우리나라는 만성적 김치 무역적자국이다. 2010년 이후 올 4월까지 김치 무역적자는 8400만달러(약 1000억원)에 달한다. 중국산 김치가 수입의 99%를 차지하면서 식당, 학교, 기업 등을 장악한 반면 중국에 수출되는 한국산 김치는 2013년 이후 거의 없다. 일본이 우리 김치 수출의 80%를 차지할 뿐이다. 언뜻 이해하기 힘든 현상이다.

한류의 최대 소비지인 중국에서도 한국산 김치 수요는 꾸준히 있다. 그러나 2012년 중국은 까다로인 위생기준을 적용해 한국산 김치의 수입을 사실상 막았다. 2005년 드라마 '대장금'이 중국에 방영된 이후 한국산 김치가 인기를 모으던 와중이었다. 중국은 김치를 발효식품으로 인정하지 않고 중국식 절임배추 파오차이(泡菜)의 위생기준, 즉 100g당 대장균 수가 30마리 이하여야 한다는 기준을 적용했다. 파오차이와 달리 채소를 삶지 않고 그대로 절여서 발효시키는 김치에는 몸에 좋은 유산균이 많이 있다. 중국은 이 유산균을 대장균 취급한 것이다. 이러면 볶음김치 외에는 중국에 수출할 길이 없다. 물론 한국에 수출되는 중국산 김치는 이런 기준을 적용받지 않는다.

리커창 중국 총리가 2일 베이징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만나 "김치 수입 문제에 대해서는 수입위생조건 발효 절차 진행을 가속화해 곧 좋은 소식을 주겠다"고 답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7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도 김치 수출 문제 해결을 주문했다. 당시 시 주석은 "나도 김치를 좋아한다"며 "현재 위생기준을 개정 중이어서 곧 중국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니 기다려 달라"고 말했다.

식품업계에서는 비관세장벽이 풀리고 나면 중국이 일본보다 훨씬 큰 김치 수출시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 최고의 슈퍼푸드인 김치가 지난 4년간 중국에서 파오차이와 같은 대우를 받아온 것은 잘못이다. 김치는 응당 재평가받아야 한다. 중국 당국의 신속한 조치를 기대한다.

[email protected] 이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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