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오제세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소득 5분위(소득 상위 20%) 367만9000가구 가운데 265만가구(72.0%)가 빚을 지고 있다.
부채 가구 비중은 1분위 27.4%, 2분위 56.7%, 3분위 67.6%, 4분위 71.9%로 나타나 소득 수준이 높을수록 부채비율도 높았다. 저소득층은 10가구 중 2∼3가구가 빚이 있고, 고소득층은 10가구 중 7가구가 빚이 있는 셈이다.
같은 고소득층이라도 빚의 유무에 따라 형편은 크게 다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부채 보유 가구가 빚을 내서 부동산을 구입한 결과로 해석된다. 부채 보유 가구의 금융자산은 평균 1억7298만원으로, 부채가 없는 가구의 평균 금융자산 2억8666만원보다 1억원 넘게 적었다.
오 의원은 "소득 상위 20%인 5분위 계층의 금융부채 총량이 국내 전체 금융부채의 45.5%인 500조원에 가깝다"며 "부채 보유 가구는 약 1억9000만원의 빚을 진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계층별 부채 집중도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발생하기 직전인 2007년 미국의 상황과 유사하다는 것이 오의원의 지적이다.
실제로 오 의원이 국회 예산정책처에 의뢰한 분석 결과, 미국은 2007년 소득 5분위에 대한 부채 집중도가 50.2%로, 우리나라도 이와 비슷한 수준으로 부채 집중도가 커졌다. 오 의원은 "부채 규모가 큰 이들 계층에서 부실이 발생하면 파장이 크고, 민간 소비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전망했다.
nvcess@fnnews.com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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