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튀어야 산다?" 국감장 백태

윤지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9.13 15:36

수정 2015.09.13 15:36

19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가운데 올해 국정감사장에서도 어김없이 각종 '소품'을 활용한 의원들의 질의가 쏟아지고 있다.

의원들의 소품 활용은 현안을 더 생생하게 전달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지만 일각에서는 지나친 소품활용이 오히려 현안과 관련된 논점을 흐리게 해 국감을 단순히 '퍼포먼스의 장'으로 전락시키는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까지 나온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정감사장에서 각 상임위별로 의원들의 소품을 활용한 질의가 이뤄지고 있다.

국감 첫날인 지난 1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감장에서는 새누리당 김제식 의원의 보좌관이 '코뽕'(콧구멍 속에 보정물을 넣어 코를 높이는 기구), '얼굴밴드' 등을 직접 착용해 이목을 끌었다.

김 의원은 보좌진이 기구를 착용한 모습을 보여주며 "이걸 쓰면 눈이 시리고 충혈, 각막손상, 안구건조증이 온다" 면서 직접 셀프성형기구의 부작용을 지적했다.

지난 1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감에서는 새누리당 이학재 의원이 드론(무인비행장치)을 손수 가져왔다.


이 의원은 직접 국감장에서 약 10여초간 드론을 띄운 뒤 "지금 보신 장난감 같은 물건이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며 "10년 내 드론 시장 규모가 10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측되는데 정부의 무관심 속에 국산 제품은 가격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면서 드론 사업 활성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배덕광 의원은 정부의 불륜 사이트 차단을 요구하기 위해, 국감장에 설치된 화면에 '인생은 짧습니다. 바람 피우세요'라는 문구가 첫 화면에 뜨는 불륜조장 사이트 '애슐리 매디슨' 홈페이지를 띄워놓기도 했다.

새누리당 김상민 의원은 국회 정무위원회 국감에서 몰래 카메라가 장착된 야구모자와 안경을 직접 착용한 채, 급격한 몰카 진화 상황을 설명하기도 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매년 국감장에 등장하는 각종 소품이 자칫 '이목 끌기'에 머무르는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기도 한다. 이미 과거에 나온 통계자료에 특정상황만 덧붙인 '재탕·삼탕' 자료를 바탕으로 한 현안 질의의 '질'을 높이기 보다는 관심을 끌만한 특정 도구를 활용해 '보여주기'에만 급급하다는 것이다.
특히 내년 20대 총선을 앞두고 이번 국감을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하려는 의원들이 적잖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jyyoun@fnnews.com 윤지영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