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ab'으로 창업지원 선구자 역할.. 中 투자문의도 쇄도
선발과정서 탈락한 팀도 실패원인 멘토링 제공 재도전 기회 만들어줘
"전국 센터들과 시너지" 김선일 센터장 포부 밝혀
김선일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 센터장
선발과정서 탈락한 팀도 실패원인 멘토링 제공 재도전 기회 만들어줘
"전국 센터들과 시너지" 김선일 센터장 포부 밝혀
김선일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 센터장
지난해 9월 15일 대구를 시작으로 처음 문을 연 전국창조경제혁신센터가 첫돌을 맞는다. 박근혜정부 경제정책의 핵심인 창조경제를 지역단위로 확산시키기 위해 씨앗을 뿌린 지 1년. 본지는 창조경제혁신센터가 박근혜정부의 전시용 사업이 아닌 대한민국 경제의 체질을 바꾸기 위한 인프라로 활용될 수 있도록 1년간의 성과와 앞으로의 발전방향을 짚어보고자 한다. 첫회 대구·경북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시작으로 전국의 창조경제혁신센터를 방문해 운영 점검 및 성과와 나아갈 점에 대해 조망해본다.
<편집자주>
【 대구=박지영 기자】 "1년 새 C-Lab(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의 창업 프로그램) 1기와 2기가 탄생했는데 벌써부터 선.후배 간 네트워킹이 끈끈히 연결되고 서로 이끌어주는 현상이 보이면서 우리 모델이 틀리지 않았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습니다. C-Lab의 모델을 바탕으로 창업생태계가 지속적으로 연계된다면 훌륭한 지역사회의 토대가 될 것입니다.
전국창조경제혁신센터 중 가장 처음 문을 연 대구센터가 대기업과 정부, 지역사회의 협업으로 창업생태계 구성에 나선 지 1년여의 여정이 지났다. 삼성그룹과 연계해 운영되는 대구센터는 가장 먼저 출발한 만큼 선구자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가 큰 곳이다.
지난 1년간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를 이끌며, 전국 창조경제혁신센터장협의회 대표도 겸하고 있는 김선일 센터장(사진)은 개소 1년을 맞아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1년 전과 비교해보면 규모나 내용 면에서 그야말 상전벽해다"라고 회상하며, 앞으로 보다 개방적이고 확대된 프로그램을 운영하겠다는 포부를 밝힌다.
■대구 스타트업들, 중국VC 문의 쇄도
지난 11일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만난 김 센터장은 "지난 1년간의 큰 성과에 대해 "C-Lab의 1, 2기 업체 중 몇몇이 엄청난 가능성을 보이고 있는 것"이라면서 "일부업체들은 국내에서 20억원 가까운 투자를 받은 것은 물론 중국의 벤처캐피털(VC)들의 투자문의가 쇄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김 센터장은 "'중국벤처의 산실'이라고 불리는 칭화대에서도 기업설명(피칭)을 해달라는 요청이 들어와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C-Lab이란 창업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우수 아이디어 보유자를 대상으로 아이디어 구체화에서 글로벌 진출까지 창업의 전주기를 지원하는 'C-Lab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을 일컫는 말이다. 대구센터가 지원하는 가장 대표적인 창업플랫폼이다. 이 프로그램은 연 2회, 각 회마다 20여개 팀을 공모 및 추천에 의해 선발한다. 지난해 11월에 진행된 1기 공모에는 3700여건의 아이디어가 접수됐으며, 최종경쟁률은 약 200대 1에 달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최종 선발된 기업(각 기수별 20개 내외)들은 기수별 6개월 단위로 운영되며, 해당 기간에 창업관련 교육, 전담 멘토의 멘토링, 각 분야의 전문가 특강 및 사무공간을 제공받는다.
매월 피칭데이(Pitching Day)를 비롯한 투자 유치 기회도 제공되는데,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네트워킹 기회도 제공한다.
김 센터장은 "C-Lab이 전국에 많이 알려져, 지금까지는 6개월 단위로 선발했지만 앞으로는 개방적인 형태로 수시로 우수한 친구들이 들어올 수 있도록 탄력적으로 운영해 볼 생각"이라면서 "C-Lab에 공모하는 것뿐만 아니라 매주 수요일에 개최하고 있는 'C-Star' 피칭데이를 통해 아이디어 발굴과 사업화 발표 경진대회를 상시화해 지역 창업자들의 투자발표 역량 개선을 지향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패한 사람에게도 멘토링
대구센터의 가장 큰 특징은 섬세하고 다양한 멘토링이다. 선발과정에서 탈락한 사람조차도 무엇 때문에 탈락했는지에 대한 멘토링을 제공해 다음에 다시 도전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준다는 것. 김 센터장은 "창업 아이디어만 있으면 센터에서 마련한 다양한 과정을 통해 다듬어 갈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었다"면서 "프로그램이 모두 개방형이며 하나하나가 단절된 것이 아니라 다음 프로그램으로 연결되는 과정을 완성해 창업생태계를 마련했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대구센터가 C-Lab의 6개월 과정 이후에도 우수업체를 지속적으로 지원하는 포스트 C-Lab을 마련한 것이 대표적이다. C-Lab의 우수 졸업 기업들은 졸업 후에도 지역기업으로 육성키 위한 'Post C-Lab 프로그램'도 제공받아 경북대학교 테크노파크에 마련된 별도의 입주공간으로 이주해 창업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센터는 향후 포스트 C-Lab 숫자를 늘리기 위해 차년도 예산에 반영할 계획이다.
■"내년 이전 맞춰 규모와 프로그램 스케일 키울 것"
1년 전 동대구역 인근의 대구센터가 들어섰을 때만 해도 이곳은 유동인구가 많지 않아 적막했다. 그러나 이제는 일주일 내내 센터가 붐비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변화라는 게 센터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김 센터장은 "요일별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주말에도 1층을 오픈해 센터가 1년 전과는 달리 사람들로 붐비고 있다"면서 "찾는 사람들이 많다 보니 스케일도 키워야 하는데 다행히 내년 말 옛 제일모직터에 조성되는 대구창조경제단지에 입주하게 된다"고 전했다.
김 센터장은 센터 이전에 맞춰 프로그램 스케일을 키우는 것은 물론 콘텐츠 프로그램도 더욱 광범위하게 확장하기 위한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귀띔했다.
■전국창조경제혁신센터와 시너지
전국창조경제혁신센터장의 대표를 맡고 있기도 한 김 센터장은 "가장 먼저 문을 열고 여정을 시작한 대구센터의 성과만큼 다른 센터들 역시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또 전국창조경제혁신센터가 서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국센터들은 지역배타적 연계가 아니다"라며 "대구에서 시작한 불이 전국으로 확산돼 타올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국 지역별, 센터별로 빠진 부분은 메워주고, 좋은 프로그램을 이식해주는 방법을 시도해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aber@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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