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15일 기재부 국감.. 국가·가계 채무 추궁 SOC 예산 축소도 거론
이번주 14~15일 이틀간 열리는 국회 기획재정위의 기획재정부 국정감사 최대 화두는 '증세론 재점화' 여부다.
13일 복수의 야권 관계자에 따르면 야당은 내년 국가채무 비율이 사상 첫 40%를 넘어서는 것을 문제 삼아 법인세 인상 필요성을 재차 거론할 방침이다. 또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최근 "빚 내서 집을 사라고 한 적이 없다"고 발언한 데 대한 집중 추궁을 예고했다.
여당인 새누리당은 정부가 지난주 제출한 내년 예산안에 대한 본격적인 평가의 자리가 되게 하겠다는 구상을 내비쳤다. 여당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주로 지역예산과 관련이 높은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감소를 따져물을 계획이다.
■국가빚·가계빚 집중 추궁
야당은 정부가 제출한 국가재정운용계획을 기반으로 '증세는 없다' '증세 없는 복지'를 고수해온 정부를 압박할 계획이다. 기재부가 제출한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내년 국가채무는 645조2000억원으로 국내총생산(GDP)의 40.1%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가운데 정부가 오롯이 갚아야 할 빚인 적자성 채무는 373조1000억원이다. 이는 올해 전망치인 333조원보다 12.0% 많다. 정부는 적자성 채무가 2017년부터 3년간 각각 410조원, 442조원, 469조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야당은 갈수록 커져가는 국가채무와 적자성 채무 비율 앞에 자연스럽게 증세론을 귀결 짓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대기업 중심의 조세감면제도를 문제 삼을 것으로 보인다. 기재부가 정의당 박원석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전체 기업 조세감면액 중 중소기업 감면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감소 추세에 있다. 2013년 전체 기업 조세감면액(6조7153억원) 중 중소기업 조세감면액(2조633억원)은 전체의 30.7%다. 이는 5년 전인 지난 2008년 38%, 2010년 36%였던 것에 비해 감소한 것이다.
국가빚과 함께 가계빚 증가 문제도 핵심 쟁점이다. 올해 말 국가채무가 595조1000억원으로 전망된다. 이런 가운데 지난 6월 말 기준 가계부채는 1130조5000억원이다. 가계부채 증가 속도와 공공기관 부채가 520조원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올해 말 정부.공공.가계부채는 2300조원에 이르는 셈이다.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복수의 의원실 관계자는 "가계부채가 급격히 증가했고 국민들의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은 상황에서 최 부총리가 발언한 '빚 내서 집을 사라고 한 적이 없다'고 한 것에 대해 집중 추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총선용 예산 방어전
이런 가운데 여당은 지역 예산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SOC 예산이 내년에 크게 줄어든 데 대한 불만을 표출할 것으로 보인다. 야당도 서민.중산층을 위한 복지.교육 예산이 부족하다는 주장을 부각시킬 계획이다.
이에 대해 정부는 내년 총지출 증가율을 3.0%로 설정하며 내년 국가부채 40.1%를 방어막으로 친 상태다. 더 이상 재정지출을 늘리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을 우회적으로 제시한 것이다. 재정건전성 확보를 사이에 두고 증세론과 복지·SOC 등 부문별 예산을 둘러싼 공방이 예상된다.
그 외에 정부가 내세운 올해 3%대 성장률 목표 달성 여부 역시 도마에 오를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중국 경기둔화와 미국 금리인상 재료 등으로 전반적으로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 단선적인 목표치 달성 여부에 대한 추궁 방식으로는 올해는 힘을 받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경기가 안 좋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성장률 자체에 대한 달성 여부에 대한 질의는 예년에 비해 후순위로 밀릴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국감의 단골메뉴였던 세수결손 문제도 올해는 피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예상보다 세수가 잘 걷히고 있는 데다 추가경정예산까지 편성한 영향이다.
정부는 내년도에 보수적 성장률 전망을 기반으로 세수·세입 규모를 현실적으로 세웠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이 밖에 △정부의 독자적인 노동개혁 절차 진행 방침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으로 재점화된 재벌 지배구조 문제 △대기업 면세점 독과점 문제 △예산안 중 특수활동비 내역에 대한 검증 등이 예고돼 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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