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화제의 법조인] 이석연 법무법인 서울 변호사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9.16 17:00

수정 2015.09.16 22:18

알면서도 개선되지 않는 현상 '사마천의 사기'에서 해법 모색
中 역사서 '사기'를 통해 韓 사회의 자화상 담은 '사마천 한국견문록' 펴내
사법부의 신뢰도 문제 지도자 인재등용 등 서술
[화제의 법조인] 이석연 법무법인 서울 변호사

"사마천은 사회적 약자, 민중을 역사의 전면에 처음 내세웠습니다. 역사에서 언제나 정의가 승리하는 것은 아니라면서 권력자나 승자보다 올바른 삶을 산 사람에게 애정을 표현했죠."

지난 3일 서울 서초동 법무법인 서울 사무실에서 만난 이석연 대표변호사(61·사법연수원 17기·사진)는 중국 전한의 역사가 '사마천'에 대한 예찬론을 풀어냈다.

최근 이 변호사는 사마천이 쓴 중국 역사서 '사기'의 시각에서 한국 사회의 자화상을 담은 책 '사마천 한국견문록'을 펴냈다. 그는 책 머리말에서 "직언이 없는 정치, 곡학아세하는 지식인, 존경할만한 원로가 없는 사회 등 우리 모두가 인식하지만 개선되지 않는 현상을 사기를 토대로 해법을 모색하려 한다"고 밝혔다.

이 변호사는 "고 법정스님이나 김수환 추기경과 같은 존경할 만한 원로가 사회에 부족하다"며 "존경할라치면 '노욕' 때문에 금세 한 자리를 차지하려 드는 게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나이 60이 좀 넘었지만 나도 스스로를 추스른다"며 "덕을 쌓고 꾸준히 자신의 갈 길을 가라는 '복숭아 나무 오얏나무는 말이 없지만 그 아래 저절로 길이 생긴다'는 사기의 명구를 되새기곤 한다"고 말했다. 책에서는 지도자의 인재등용, 사법부 신뢰에 대한 내용도 기탄없이 서술했다.

법조계 화제로 떠오른 상고법원 설치 문제에 대해 그는 즉답을 피하면서 "상고법원 문제보다도 법조계 신뢰회복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OECD에서 발표한 사법신뢰도 설문조사에서 한국은 OECD 국가 중 사실상 최하위를 기록했다"며 "법조인 모두 부끄럽게 생각해야 한다"고 일침을 놓았다.

그는 '거짓 아름다움을 추구하지 않고 악을 숨기지 않는다'는 사기의 집필 이유에 매료됐다고 했다. 이 변호사는 "저서 내용, 뛰어난 문장력도 중요하지만 사마천의 인생역정에 끌렸다"며 "사마천은 바른 말을 한 죄로 궁형에 처했지만 좌절하지 않고 자신의 울분과 함께 역사적 사실을 치열하게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법제처 사무관과 헌법재판소 1호 헌법연구관을 지낸 이 변호사는 2008년 이명박 정부 전반기 법제처장을 역임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총장, 시민과 함께하는 변호사들 공동대표 등을 지내며 '공익소송의 대부'라고 불렸다. 그는 직언을 서슴지 않는 '한국의 사마천'이 되길 자처한 것일까.

이 변호사는 "직언보다는 상식적인 이야기"라며 "교과서에 나올 법한 이야기가 쓴소리로 비치는 게 원칙대로 되지 않는 사회가 아니겠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법조인처럼 책을 안 읽는 사람도 없다"고 한탄했다.
그는 "법서에만 얽매이지 않고 인문·철학·역사 등 삶의 제반을 알아야하는데 그 안에만 갇히는 게 안타깝다"며 "책과 여행은 사회를 보는 눈과 소신을 지키는 힘의 원동력"이라고 강조했다.

이 변호사는 10대 후반에 전북 김제 금산사에 들어가 1년10개월간 동서양 고전, 문학서 등 종류를 가리지 않고 400여권을 독파했다.
중학교를 졸업한 후 6개월만에 검정고시에 합격, 대학에 들어가 행정고시와 사법시험을 모두 합격한 것도 독서가 큰 도움이 됐다고 한다.

hiaram@fnnews.com 신아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