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전시·공연

성상은 작가 개인전 'IT-S-IDE', 자연스레 만들어진 얼룩에서 세상을 엿보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9.23 16:52

수정 2015.10.06 15:49

아크릴 물감으로 다양한 표현 시도 선을 부각시켜 경계에 좀 더 집중
얼룩·크랙서 보여지는 라인의 유기적 조합들을 세밀하게 표현
10월 2일까지 fnartspace서 전시

Purple mountain.
Purple mountain.


성상은 작가의 개인전 'IT-S-IDE'가 서울 강남구 신사동 에프앤아트 스페이스에서 열리고 있다. 전시 타이틀로 내건 'IT-S-IDE'는 '경계에 서서 그 자체의 내면을 들여다 본다'는 의미로 작가가 임의로 만들어낸 말이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이전 페인팅 작업에서 사진이나 종이, 잉크, 펜 등 다양한 재료들을 사용했던 것에서 벗어나 아크릴 물감 하나로 다양한 표현을 시도했다. 그의 이번 작품들을 시각적인 측면에서 보면 얼룩으로 표현된 방식과 선으로만 표현된 작업으로 나뉜 것처럼 보이지만, 얼룩과 크랙(crack)에서 보여지는 라인들의 유기적 조합을 세밀하게 표현하려고 애쓴 흔적이 역력하다. 얼룩이 생성되는 과정과 동일하게 물의 유기적 형태를 유지하며 자연건조 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얼룩들이 모여 형태를 만든다.

이러한 과정에서 레진(resin)으로 얼룩의 합체와 RUD경계를 조명해 이것을 스포트라이트처럼 강조한다.

언제 생겼는지도 모를 못 자국이나 갈라진 틈의 얼룩들을 들여다 보고 있으면 개미구멍을 쭈그리고 하염없이 쳐다보고 있는 아이처럼 계속해서 그 속에 있는 것을 쳐다보게 된다. 작가에게는 책에 나오는 토끼굴이나 옷장의 문처럼 그것들이 다른 세상을 보여주는 입구인 셈이다. 굉장히 오랜 시간에 걸쳐 생성되어 존재하는 그것들은 계속 그 자리에 있었음에도 어느날 갑자기 눈에 보여 작가의 신경을 쓰이게 한다. 그의 눈을 사로잡은 그 순간부터 그것들은 강한 존재감을 발휘한다.

태생적으로 '나쁜 것'과 '좋은 것'의 카테고리 중 '나쁜 것'에서 출생한 그것들은 자기 이야기를 풀어놓을 기회도 없이 존재를 들키는 순간 제거의 수순을 겪는 존재들이다. 작가는 그들에게 약간의 색으로 조명하여 그 순간의 긴 이야기를 듣는다.

기존의 작업이 전반적으로 얼룩을 부각시키고 그 안에 숨겨진 지도처럼 보이는 라인들을 찾아내 그 미시적 세계를 표현한 것이라면, 이번 전시를 통해 보여주는 작업은 선들을 부각시켜 경계에 대한 관심에 좀 더 집중했다.
대상의 내면을 들여바보고자 했던 이번 전시를 통해 작가의 변화된 작품 세계가 관람객에게 제대로 전달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홍익대 조소과와 뉴욕 스쿨 오브 비주얼 아트 대학원을 졸업한 작가는 드로잉, 사진, 조각 그리고 페인팅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세상을 표현해오고 있다.
작가는 "한동안 페인팅에 집중해 왔고 앞으로도 그 작업을 병행하겠지만, 다음 전시에서는 입체작품으로 관객들과 만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전시는 오는 10월 2일까지. (02)725-7114

dh.lee@fnart.co.kr 이동현 큐레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