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폭스바겐 배기가스 조작 '후폭풍'] '폭스바겐 스캔들' 디젤차 위기로 확산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9.23 17:34

수정 2015.09.23 21:37

미국·유럽 디젤차 반대여론 확산
디젤차 대부분 유럽서 소비 대기오염 부작용 심각 파리는 디젤 운행금지 검토 獨·佛·伊·美 등 재조사 확대
폭스바겐 주가 이틀째 폭락 시가총액 250억유로 증발
[폭스바겐 배기가스 조작 '후폭풍'] '폭스바겐 스캔들' 디젤차 위기로 확산


[폭스바겐 배기가스 조작 '후폭풍'] '폭스바겐 스캔들' 디젤차 위기로 확산

독일 폭스바겐그룹이 디젤차 배기가스를 조작한 '폭스바겐 스캔들'이 디젤차 위기론으로 확산되고 있다. '클린 디젤' 마케팅으로 유럽, 미국 등에서 시장점유율을 높여왔던 디젤차에 대한 운행제한 등 규제강화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어서다. 디젤차에 대한 조사도 전 세계로 확대되고 있다.

[폭스바겐 배기가스 조작 '후폭풍'] '폭스바겐 스캔들' 디젤차 위기로 확산

2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차량에서 배출되는 매연이 폐 건강에 피해를 주면서 수천명이 조기 사망하고 있다는 연구결과에 일부 유럽 도시들이 디젤차량의 운행을 제한 또는 금지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그러면서 이번 스캔들을 계기로 최악의 경우, 디젤차의 종말이 올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프랑스 파리는 대기오염이 심각해지자 오는 2020년까지 디젤차량의 운행을 금지하는 것을 검토 중이며 영국 런던도 시내에 진입하는 디젤차의 통행료를 10파운드에서 20파운드(약 3만6000원)로 인상하는 것을 추진 중이다.

영국 환경당국의 한 연구에서 해마다 영국에서 대기오염으로 약 2만9000명이 사망하고 있으며 조치 없이는 더 증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동안 유럽 정부들은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휘발유 차량에 비해 연료 소비량과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은 디젤차량을 권장하면서 세금 감면과 주차비 할인 등 혜택을 제공해왔다.

지난해 세계에서 판매된 디젤차량 1000만대 중 4분의 3이 유럽에서 팔렸으며 유럽 업체들의 디젤차량 판매의존도는 50%에서 많게는 90%로 높다.

그러나 차량연비와 매연배출 조사를 전문으로 하는 업체 이미션스애널리틱스의 닉 몰든 사장은 "지난 4년 동안 유럽산 디젤차종 250개를 조사했으나 5개만이 합격했으며 폭스바겐 차종은 그중 1개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이는 현재의 디젤엔진 기술로는 환경기준을 맞추기 힘들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번스타인리서치의 애널리스트 맥스 워버튼은 이번 스캔들이 디젤차량의 시장점유율이 미국에서는 제자리, 유럽은 감소로 이어지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앞으로 규제당국이 신규 디젤차량의 판매허가와 차량시험을 더 까다롭게 그리고 비싸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럴 경우 지난 15년 동안 디젤차량 기술개발에 수백억유로를 투자한 유럽 자동차 업체들에는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FT는 다만 이미션스애널리틱스의 검사결과 많은 자동차 업체들은 청정 디젤차량을 제조할 기술을 충분히 갖춘 것으로 나타났다며, 앞으로 유럽 업체들이 매연이 적은 차량을 출시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면 이번 스캔들에도 불구하고 우려를 잠재울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폭스바겐은 이날 전 세계에 걸쳐 배기가스 기준에 미달할 수 있는 자사 '클린디젤' 차량이 최대 1100만대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65억유로(약 8조6000억원)를 충당금으로 준비하기로 했다.

폭스바겐 디젤차에 대한 조사도 확대되고 있다. 독일, 한국이 조사방침을 밝힌 가운데 이날 프랑스와 이탈리아 정부도 폭스바겐 조사 방침을 밝혔다. 미국 50개주 대부분도 조사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에릭 슈나이더맨 뉴욕주 검찰총장은 "어떤 기업도 환경 규정을 피해가거나 소비자와의 약속을 어겨서는 안된다"면서 "이 문제에 관해 미 전역의 검찰총장들과 협력해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미 하원 소위원회 2곳이 청문회를 열기로 했고, 상원 상업위원회 민주당 대표인 빌 넬슨(플로리다) 의원은 연방거래위원회(FTC)에 '청정경유' 광고로 피해를 본 소비자들에게 보상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을 요청했다.

한편 폭스바겐이 이날 3·4분기 매출에서 65억유로를 이번 스캔들 처리비용으로 일단 적립해놓기로 한 가운데 주가는 이틀째 폭락해 20% 가까이 추가 폭락했다. 전날에 이은 이날 폭락으로 폭스바겐 시가총액은 250억유로 가까이 급감했다.


BMW, 다임러, 르노 등 다른 유럽 자동차업체들 주가 역시 급락세를 탔다. 스톡스유럽600 자동차업종지수는 7.6% 폭락해 2011년 8월 이후 하루 낙폭으로는 최대를 기록했다.


불똥은 미국 업체들로도 튀어 제너럴모터스(GM), 포드, 피아트 크라이슬러 주가도 급락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국제뉴스 전문기자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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