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북한이 다음달 10일 노동당 창건기념일을 전후해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 추가 도발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양국이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새로운 해법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또한 시 주석이 미국에 도착한 이후 미국 행정부가 계속해서 사이버 안보, 인권문제 등에 관해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어 정상회담에서 격론을 예고하고 있다.
■북핵, 中 태도 변화에 달려
시 주석은 이날 워싱턴 D.C 인근의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도착, 존 바이든 부통령의 영접을 받았는데 시 주석이 도착하기 직전에 프란치스코 교황이 유엔총회 연설차 뉴욕으로 떠나 두 사람의 만남은 이뤄지지 못했다. 이날 저녁 백악관 영빈관(블레어 하우스)에서 열린 비공식 만찬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니하오(안녕하세요)'라는 중국어 인사말과 함께 미국 메인산 바닷가재, 중국 전통술 '소흥주(紹興酒)'로 시 주석을 환대했다.
양국 정상은 이날 만찬에서 북한 핵문제, 기후변화 등 양국의 이해관계가 어느정도 일치하는 부담없는 주제부터 사이버 해킹, 남중국해 여유권 분쟁 등 민감한 현안까지 폭넓게 대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25일 정상회담을 앞둔 일종의 탐색전인 셈이다.
월스리트저널(WSJ)은 벤 로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수석 부보좌관의 발언을 인용 "오바마 대통령이 비공식 만찬에서 시 주석에게 북한 위기 등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두 나라가 협력할 것을 제안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오바마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 대응을 주문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시 주석이 어떤 태도를 취하느냐에 따라 성과물이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시 주석이 지난해 11월 베이징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때 열린 정상회담에서와 같이 기존 입장인 '조건 없는 6자회담 재개'를 고집할 경우 새로운 해법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이번 정상회담이 한반도 비핵화 목표를 서로 확인하고 북한의 추가 도발이 예상되는 시점에 열린다는 점에서 양국 정상이 새로운 공동 인식과 함께 강도높은 대북 메시지를 발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해킹·인권문제 등 '논란'
양국은 사이버 해킹,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인권문제 등을 놓고선 워낙 입장 차이가 커 미중 정상회담에서 치열한 공방전이 예상된다.
WSJ은 정상회담 전날에 중국의 해커들과 인민해방군이 연계된 사실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WSJ는 사이버보안업체 '스레트커넥트' 등의 보고서를 인용해 "중국의 정보부대인 '78020'이 중국 해킹 그룹인 나이콘(Naikon)과 관련돼 있다"고 밝혔다. 이는 시 주석이 22일 시애틀에서 환영 만찬사를 통해 밝힌 "중국은 해킹에 연관돼 있지 않다"고 말한 것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다만 이달 초 시 주석의 방미에 앞서 멍젠주 중국 공산당 중앙정법위원회 서기가 시 주석의 특사로 워싱턴을 방문해 '타협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이버 안보에 관한 타협안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인권 문제와 관련 존 캐리 미국 국무장관이 중국 반체제 인사들의 친척을 만나고 수전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최근 "중국의 인권 문제를 놓고 뒤로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공개적으로 중국에 지속적인 인권위반 문제를 제기하고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남중국해 문제에 대해서도 시 주석은 WSJ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남사군도의 일부 주둔지에 대한 건설, 시설관리공사는 남중국해 항해의 자유와 안전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입장이지만 미국은 평화적인 분쟁 해결을 요구하고 있어 갈등이 예상된다. 하지만 양국의 공통 관심사인 온실가스 배출 감축과 양자 투자협정(BIT) 분야 등에선 가시적인 성과가 기대된다.
한편 양국은 정상회담을 앞두고 오판에 따른 군사적 충돌을 사전에 막기 위해 핫라인 구축 등을 내용으로 한 '군사적 위기통보'와 우발적인 군용기 충돌을 막기위한 '공중조우' 문건에 서명했다. hjkim@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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