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車 3인방 지배구조 개편 시동거나
작년 9월 낙찰 서울 삼성동 한국전력 부지 잔금 납부 완료
한때 주가 40% 하락 딛고 해외 수출 증가 등 회복세
정의선 부회장 자사주 매입 시장선 '변화의 단서' 분석
'현대차 3인방'이 지난 9월 낙찰받은 서울 삼성동 한국전력 부지에 대한 잔금 납부를 완료하면서 '진짜' 주인이 됐다. 10조5500억원이라는 낙찰 금액이 공개되면서 과도한 투자라는 비판이 잇따랐고 엔저, 중국 시장 둔화 등 업황 부진이 맞물려 10개월만에 주가가 40% 하락하기도 했다.
올해들어 현대차는 중간배당, 자사주 매입 등으로 주주가치 제고에 힘쓰고 해외 수출도 바닥을 벗어나면서 주가도 회복하기 시작했다. 가까스로 바닥에서 벗어난 현대차 3인방은 이제 지배구조 개편을 목전에 두고 있다.
■'승자의 저주' 1년… 터널 탈출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기준 현대차(우선주 포함), 기아차, 현대모비스의 전체 시가총액은 85조4574억원이다. 현대차가 한전부지를 10조5500억원에 사들이기로 결정하기 이전인 지난해 9월 17일 109조764억원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1년만에 23조6189억원(21.65%) 감소했다.
시장은 부지 매입에 대해 냉혹한 평가를 내렸다. 전체 매입 비용의 55%를 부담하기로 한 현대차의 주가는 한달 반만에 30.73% 하락하면서 15만원대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서는 엔화 가치 하락과 중국 판매 부진등이 겹치면서 지난 7월 17일 12만3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전부지 매입 이전 21만8000원에 비해 43.35% 하락한 것이다.
현대모비스와 기아차도 마찬가지였다. 현대모비스는 2014년 9월 17일 이후 꼭 10개월만에 33.51% 하락하면서 20만원대를 내줬다. 기아차도 같은기간 31.69% 하락하면서 4만원대를 위협받기도 했다. 세 회사의 시가총액은 지난 7월 17일 기준 67조1257억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올해 들어 현대차 그룹은 주주가치 제고에 나섰다.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제안된 거버넌스위원회 설치안을 받아들여 투명경영위원회를 설치했다. 배당을 늘리고 자사주 매입에도 나섰다.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 효과도 보고 있다.
HMC투자증권 이명훈 연구원은 "우호적인 환율 여건 속에서 장기간 이어진 이익감소(감익) 추세가 마무리될 것"이라며 "올해 연간 배당금도 보통주 기준 3500원으로 시가기준 배당수익률은 2.2%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자사주 매입… 지배구조 개편 기류
현대모비스의 자사주 매입에 이은 정의선 부회장의 현대차 주식 매입은 지배구조 개편의 신호탄으로 읽혔다.
현대모비스는 지난 24일부터 3개월간 2122억원 규모의 자사주 1%(97만3439주) 매입에 나섰고 정의선 부회장도 현대중공업이 보유한 현대차 지분 1.44%(316만4550주)를 사들였다.
현대차그룹은 ' 현대모비스→ 현대차→기아차→ 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순환 출자 구조로 돼있다. 정 부회장이 이 중 실질적인 지주회사 역할을 맡고 있는 현대모비스의 지분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가 관건이었다. 글로비스와 이노션 지분을 매각하면서 1조원 가량의 '실탄'을 마련해놓은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 부회장이 현대모비스 대신 현대차의 지분을 사들이면서 '변화의 단서'가 돨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상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 현대모비스가 자사주 매입을 발표한지 하루만에 정의선 부회장의 현대차 지분매입 소식이 이어지면서 그룹 순환출자 고리 해소와 후계구도 완성을 위한 과정이 진행중이라는 생각이 든다"면서 "그동안 현대모비스를 정점에 둔 시나리오가 많았지만 현대차를 정점으로 그룹이 재편될 가능성이 추가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주식매입이 지배구조 개편과는 큰 관계가 없다는 분석도 맞선다. 현대중공업 입장에서는 재무건전성 개선을 위해 현금확보가 시급했지만 신규순환출자와 상호출자제한 문제로 현대모비스, 기아차 등 계열사에서 받아들일 수 없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메리츠종금증권 김준성 연구원은 " 현대차 그룹 입장에서는 대주주간 대량매매를 통해 주가 혼란을 방지해야 했는데 사실상 특수관계인인 정 부회장의 지분매입만이 현실적 대안이었다"면서 "가장 유력한 지배구조 방안은 현대모비스 중심의 지배구조 개편이어서 이번 지분매입을 확대해석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박세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