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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 인터뷰] 국제무대 연이은 쾌거.. IMO사무총장·NPFC사무국장 당선

정지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9.29 17:05

수정 2015.09.29 20:14

치열한 물밑외교의 승리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이 취임한 지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국제사회에서 우리나라의 위상을 드높이는 2연타를 날렸다. 임기택 국제해사기구(IMO) 사무총장, 문대연 북태평양해양수산위원회(NPFC) 사무국장을 잇따라 당선시킨 것이다. 올해 말 결판이 나는 세계수산대학까지 유치하면 이른바 '3연타'에 성공하는 셈이다.

■IMO 본부 방문 '신의 한수'

유 장관이 IMO 사무총장 진출계획을 보고받은 것은 사실 취임하기 전이다. 올해 3월 16일 해수부 장관 명찰을 달았지만 우리나라가 IMO 사무총장에 후보자를 낸다는 것을 보고받은 것은 이보다 나흘 전인 12일이었다. 유 장관은 망설이지 않고 그 자리에서 후보를 내기로 결정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 이어 IMO 사무총장까지 우리나라가 맡으면 말 그대로 육상과 해상에서 주도권을 쥘 수 있지 않겠느냐는 생각이었다.

이때부터 유 장관은 외교통상위원장의 경험을 살려 외교부와 협업을 이끌며 선거캠페인 전반을 지휘했다. 그달 말 임 전 부산항만공사 사장으로 후보가 확정된 이후엔 전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한 뒤 아시아, 북·중남미, 아프리카, 유럽 등 39개 IMO 이사국을 돌며 전방위적 지지 교섭 활동에 나섰다. 이들 국가는 투표권이 있다. 국내에선 파나마, 방글라데시, 일본, 중국, 미국, 남아프리카공화국, 케냐, 영국 등 주요국 주한대사들을 불러 우리 후보 지지를 요청했고 이사국의 해양·외교장관에겐 개별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이러한 활동이 성과를 내기 시작한 결정적 전환점은 4월 중순 박근혜 대통령의 남미 순방이었다.

유 장관은 "후보자를 내지 않아 사무총장 선거의 캐스팅보트를 쥐게 된 중남미 국가 페루에서 제일 먼저 우리 후보 지지를 서면으로 확인해주는 낭보를 전해오면서 지지 교섭활동 성과의 물꼬가 트이기 시작했다"고 회상했다.

선거캠페인 종반인 6월에는 IMO 본부를 방문, 해사안전위원회에 참석 중인 회원국 대표 500여명에게 지지를 호소하는 장면이 그대로 해외 언론에 보도됐다. 의도하지 않았겠지만 '신의 한 수'가 된 셈이었다.

일찍 선거 분위기를 감지하고 치밀한 계획을 세운 공로도 컸다. 우리는 초기부터 어느 후보도 1차에서 당선 득표수인 과반수를 넘지 못할 거라고 예상하고 4차, 5차 투표 시나리오까지 짰다. 각 회차마다 낙선하는 후보국 및 지지국가를 대상으로 탈락할 경우 우리 후보를 지지해달라고 집중 홍보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선거 양상이 우리의 분석과 정확하게 맞아떨어지면서 2차 투표에서 역전, 1위를 했으며 회차를 거듭할수록 표가 모이며 결국 5차에서 26표로 압도적인 당선의 쾌거를 이뤘다.

■NPFC 사무국장 선거 '조용한 외교'

NPFC 사무국장 당선은 IMO 사무총장 건에 비해 비슷하면서도 달랐다. 미국, 중국, 캐나다, 러시아, 호주 등 강대국 출신에서 11명의 후보자를 냈고 최종 후보자 5명 중에는 국제적으로 검증된 쟁쟁한 인물들이 있어 '조용한 물밑외교'를 지향했다.

해수부는 사무국장 선발 공고가 나오기 1년 전부터 후보자를 미리 내정하고 국제수산회의에서 NPFC 주요국의 관심사항 파악과 우리측 후보자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를 요청했다. 외교부는 해외공관 문턱이 닳도록 열심히 드나들었다.

유 장관은 "한국인 최초로 국제수산기구 수장 배출은 해수부에서의 회원국별 맞춤형 전략 적중과 외교부의 적극적인 지원에 힘입어 대한민국 원양어업 60년사에 한 획을 긋는 쾌거"라고 말했다.


세계수산대학 유치는 IMO 사무총장, NPFC 사무국장 선거 때 경험을 모두 끄집어낸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치밀한 계획을 기본으로 외교적 홍보와 물밑작업을 동시에 하는 쌍끌이 노선으로 가겠다는 방침이다.
유 장관은 '3연타를 이룰 것 같으냐'는 질문에 "대통령도 관심을 갖고 있고 기획재정부도 적극적인 지원을 해주기로 했다"면서 "잘 되고 있으며 (안될)가능성은 아주 낮다"고 확신했다.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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