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수출 올들어 9개월째 곤두박질.. 한국경제 여전히 안갯속

윤정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10.01 17:19

수정 2015.10.01 17:19

명암 엇갈리는 경제지표들
3분기 수출 5년만에 최저 1300억달러에도 못미쳐
美·유럽 쇼핑시즌 앞둬 연말 갈수록 회복세 기대
무역 1조달러 달성 고비 국제유가 하락세가 암초
한국 경제에 명암이 교차하고 있다. 수출이 올 들어 9개월째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가운데 5~6월 유행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으로 침체됐던 내수는 그나마 조금씩 회복 기미가 보이고 있다. 수출과 내수가 함께 달렸다면 괜찮았을 경제가 따로따로 놀고 있는 형국이다. 게다가 수출 부진을 살아나는 내수가 떠받치고 있지만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경제는 여전히 시계 제로 상태다. 한국 경제를 아직 '확신'할 수 없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국 경제를 받쳐주는 '안전판' 역할을 하던 수출이 올 들어 9월까지 계속 내리막이다.
지난달 수출은 전달보다 소폭 반등했으나 3·4분기 수출이 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올해 말 수출액은 지난해보다 4~6%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수출부진→기업실적 악화→내수위축→수입감소…' 등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에 빠져 한국 경제를 더욱 쪼그라들게 만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런 위기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세계적 경쟁력이나 새로운 시장지배력이 있는 품목을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3·4분기 수출 5년 만에 최저치

3·4분기 수출은 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 7∼8월 수출액(858억달러)에 9월 수출액(435억700만달러)을 합친 3·4분기 수출은 1300억달러에 못 미친다. 이는 2010년 4·4분기(1287억달러) 이래 최저 수준이다.

이는 유가하락에 따른 수출단가 하락과 한국 수출액에서 30%에 달하는 중국 경기침체와 신흥국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대중국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5.0% 줄었다. 신흥시장은 중남미 -33.9%, 독립국가연합(CIS) -42.2%, 중동 -13.1%를 기록했다.

심각한 것은 수출전망이 갈수록 더 어두워지고 있다는 것. 중국이 7%대 성장을 하기 어렵다는 비관적 전망이 속출하고 있다. 또한 중국 경기침체가 몰고올 자원부국이나 신흥국에 대한 연쇄효과도 한국의 수출에는 큰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다 중국이 중간재의 자체 조달을 확대하고 있어 우리 수출침체는 가속화될 수밖에 없다. 우리 수출제품은 이미 일본 엔화와 유로화 약세에 큰 타격을 받고 있다. 또 유가 하락세가 이어지면 유가에 영향을 받는 품목과 선박부문의 수출 감소세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반전은 있나?

다만 유가가 다시 회복세를 보이는 데다 북미 쇼핑시즌인 블랙프라이데이(11월 셋째주)와 유럽 박싱데이(12월 25일)를 앞두고 주요 시장에 대한 수출이 늘어 연말로 갈수록 전체 수출은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지난해 10월 수출액이 사상 최대치(516억달러)를 기록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수출 증감률은 역성장을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여기에다 그간 고전을 면치 못했던 유럽연합(EU) 수출이 회복을 보이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지난달 EU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7% 뛰며 지난해 12월 이후 9개월 만에 플러스로 전환했다. EU 내수경기가 소폭 회복되며 TV 수출이 119% 늘었고, 선박(102.2%)과 자동차부품(33.5%), 반도체(23.2%), 자동차(18.2%) 등 주력 수출품목이 골고루 수출 호조를 보였다.

그러나 수출 회복은 기저효과가 나타나는 내년 상반기에나 가능하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즉 올해는 4·4분기 수출 감소세가 둔화되는 정도에 그칠 공산이 크다는 것.

■무역 1조달러?…유가가 변수

산업부는 4·4분기 유가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유가영향 품목과 선박부문의 수출 감소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를 감안하면 무역규모 1조달러 달성도 쉽지 않아 보인다. 이인호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무역규모 1조달러 달성 여부를 현재 명시적으로 하는 건 이르다"며 "10월까지 수출 상황을 지켜봐야 하고 (1조달러) 달성 여부는 국제유가와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세계 경기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유가의 극적 반등이 일어나기는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다만 수출액이 13.0% 감소했지만 수출물량은 지난 8월 3.8%에 이어 5.4% 늘어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어 수출부진이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가격요인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그나마 수출액과 수출물량이 동반해서 축소 균형되는 양상이 아니라는 점은 무역규모 1조달러 달성이 가능하다는 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런 위기상황에서도 수출을 늘리려면 세계 수준의 경쟁력이나 새로운 시장지배력이 있는 품목을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오정근 한국경제연구원 초빙연구위원은 "강달러, 초엔저, 위안화 절하 등의 기조가 앞으로 3~4년 더 갈 것으로 전망되면서 한국 수출은 사면초가에 빠질 수밖에 없다"며 "결국 구조개혁을 통한 체질개선이 가장 시급하다"고 말했다.
또한 "한국 기업들은 수출경쟁력 확보를 위한 중장기 구조개혁으로 수출불황을 타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yoon@fnnews.com 윤정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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