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TPP 최대수혜' 日, 농산물 내주고 美 車시장 얻었다

정상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10.05 21:37

수정 2015.10.05 21:44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의 최대 수혜자는 일본 기업들이다. 일본은 미국에 농산물시장 일부를 내어주고, 미국의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을 얻어냈다. 여기에다 역내 진입 규제 완화 또는 철폐로 신규 투자와 진출에 걸림돌이 제거됐다. TPP가 일본 금융, 서비스기업 등의 아시아 신흥시장 진출에 날개를 달아준 셈이다.

5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은 TPP가 발효되는 즉시 자국에서 생산하는 80% 이상의 자동차부품을 무관세(현행 2.5%)로 수출한다. 관세가 철폐되면 일본 자동차부품 기업들은 500억엔 정도의 부담을 덜 수 있다.


일본의 미국시장 자동차부품 수출액은 2조엔 규모, 자동차부품 품목수는 100여개다. 이 가운데 안전벨트, 브레이크, 배기가스 정화필터 등 자동차부품 80%가 무관세 적용을 받는다. 변속기, 기어박스 등 미국에도 부품 제조업체가 있는 일부 품목의 관세는 유지되고, TPP 발효 10년 이내에 철폐된다.

일본 완성차의 경우, 미국의 수입 관세 철폐는 30년 정도로 예상된다. 베트남은 대형 차량을 대상으로 적용하는 70%의 높은 관세를 향후 10년 안으로 철폐한다. 캐나다도 6%의 관세를 향후 몇 년 안으로 없앨 예정이다.

TPP는 다자간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역내에서 관세없는 수출을 보장해준다. 높은 경쟁력을 갖고 있는 일본 자동차업계는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을 비롯 아시아 신흥시장 개척에 유리할 수 밖에 없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TPP가 발효되면 아시아시장을 겨냥한 미국과 일본기업이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이라고 했다.

그간 미국과 일본의 TPP 협상에서 자동차 관세는 최대 쟁점이었다. 미국은 TPP 조기 타결을 위해 지난 7월 하와이에서 열린 TPP 각료회의 때보다 관세철폐 품목 범위(50→80%)가 크게 늘린 양보안을 이번 애틀랜타 회의때 제시했다. 대신 일본은 미국산 쌀 수입물량을 당초 연간 5만t에서 7만t으로 늘리기로 하면서 양측은 접점을 찾았다.

일본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 관세율도 현재 38.5%에서 향후 16년내에 9%로 낮춘다. 미국도 쇠고기, 쌀, 과일 등 일본이 수출하는 주력 농산물 관세를 철폐한다. 수입량이 급증할 경우 긴급수입제한조치(세이프 가드)를 마련하지만, 16년차 이후 4년간 발동하지 않으면 폐지된다.

호주 및 미국산 와인도 7년에 걸쳐 관세(현재 15% 또는 ℓ당 125엔)가 없어진다. 호주와 뉴질랜드, 미국 등이 수출하는 치즈 등 유제품도 관세를 단계적으로 인하하고 16년 내에 폐지키로 했다.

일본 기업들은 아시아 신흥시장에 서비스, 금융시장 진출도 유리해졌다. 그간 시장진출에 걸림돌이 됐던 각국의 상당수 규제를 없애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소매 분야에서 베트남은 TPP 발효 5년후 국내 전 지역에서 500㎡ 미만의 슈퍼마켓 등에는 심사 없이 외국자본의 진출을 허용한다. 또 베트남은 지방은행에 대한 외자 출자한도를 15%에서 20%로 끌어올린다. 통신회사에 대한 출자한도도 65%에서 75%로 완화한다. 말레이시아는 외자 편의점에 대한 출자 금지 조치를 푼다.

금융 분야에선 말레이시아가 외국은행이 설립할 수 있는 지점수를 8개에서 두 배로 늘리도록 허용한다. 점포외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설치도 인정한다. 캐나다는 당국의 사전 심사 대상인 외자 투자액을 11억달러 수준으로 높인다. 호주, 칠레, 페루 등도 외국기업이 진출할 수 있는 공공건설사업 기준을 완화한다.


또 투자 등 부당한 대우를 받는 기업이 진출하려는 정부를 고소하는 '투자자-국가분쟁해결(ISDS)' 규정은 남용방지책을 마련하는 조건으로 타협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신흥국 시장 진출이 용이해졌다.
일본 기업에게 매력적인 시장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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