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은 TPP가 발효되는 즉시 자국에서 생산하는 80% 이상의 자동차부품을 무관세(현행 2.5%)로 수출한다. 관세가 철폐되면 일본 자동차부품 기업들은 500억엔 정도의 부담을 덜 수 있다.
일본의 미국시장 자동차부품 수출액은 2조엔 규모, 자동차부품 품목수는 100여개다. 이 가운데 안전벨트, 브레이크, 배기가스 정화필터 등 자동차부품 80%가 무관세 적용을 받는다. 변속기, 기어박스 등 미국에도 부품 제조업체가 있는 일부 품목의 관세는 유지되고, TPP 발효 10년 이내에 철폐된다.
일본 완성차의 경우, 미국의 수입 관세 철폐는 30년 정도로 예상된다. 베트남은 대형 차량을 대상으로 적용하는 70%의 높은 관세를 향후 10년 안으로 철폐한다. 캐나다도 6%의 관세를 향후 몇 년 안으로 없앨 예정이다.
TPP는 다자간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역내에서 관세없는 수출을 보장해준다. 높은 경쟁력을 갖고 있는 일본 자동차업계는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을 비롯 아시아 신흥시장 개척에 유리할 수 밖에 없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TPP가 발효되면 아시아시장을 겨냥한 미국과 일본기업이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이라고 했다.
그간 미국과 일본의 TPP 협상에서 자동차 관세는 최대 쟁점이었다. 미국은 TPP 조기 타결을 위해 지난 7월 하와이에서 열린 TPP 각료회의 때보다 관세철폐 품목 범위(50→80%)가 크게 늘린 양보안을 이번 애틀랜타 회의때 제시했다. 대신 일본은 미국산 쌀 수입물량을 당초 연간 5만t에서 7만t으로 늘리기로 하면서 양측은 접점을 찾았다.
일본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 관세율도 현재 38.5%에서 향후 16년내에 9%로 낮춘다. 미국도 쇠고기, 쌀, 과일 등 일본이 수출하는 주력 농산물 관세를 철폐한다. 수입량이 급증할 경우 긴급수입제한조치(세이프 가드)를 마련하지만, 16년차 이후 4년간 발동하지 않으면 폐지된다.
호주 및 미국산 와인도 7년에 걸쳐 관세(현재 15% 또는 ℓ당 125엔)가 없어진다. 호주와 뉴질랜드, 미국 등이 수출하는 치즈 등 유제품도 관세를 단계적으로 인하하고 16년 내에 폐지키로 했다.
일본 기업들은 아시아 신흥시장에 서비스, 금융시장 진출도 유리해졌다. 그간 시장진출에 걸림돌이 됐던 각국의 상당수 규제를 없애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소매 분야에서 베트남은 TPP 발효 5년후 국내 전 지역에서 500㎡ 미만의 슈퍼마켓 등에는 심사 없이 외국자본의 진출을 허용한다. 또 베트남은 지방은행에 대한 외자 출자한도를 15%에서 20%로 끌어올린다. 통신회사에 대한 출자한도도 65%에서 75%로 완화한다. 말레이시아는 외자 편의점에 대한 출자 금지 조치를 푼다.
금융 분야에선 말레이시아가 외국은행이 설립할 수 있는 지점수를 8개에서 두 배로 늘리도록 허용한다. 점포외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설치도 인정한다. 캐나다는 당국의 사전 심사 대상인 외자 투자액을 11억달러 수준으로 높인다. 호주, 칠레, 페루 등도 외국기업이 진출할 수 있는 공공건설사업 기준을 완화한다.
또 투자 등 부당한 대우를 받는 기업이 진출하려는 정부를 고소하는 '투자자-국가분쟁해결(ISDS)' 규정은 남용방지책을 마련하는 조건으로 타협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신흥국 시장 진출이 용이해졌다. 일본 기업에게 매력적인 시장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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