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포자를 막자] 1.문제집은 잘 푸는데…시험 땐 딴사람?](https://image.fnnews.com/resource/media/image/2015/10/07/201510070848024918_m.jpg)
수학은 이 시대 모든 학부모들의 고민거리다. '수학을 잘하는 아이=공부를 잘하는 아이'가 되고 성적을 잘 받기 위한 선행학습도 '수학'에 집중된다. 수학을 잘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오히려 수포자가 고민인 나라. 먼저 수포자가 왜 생기는지 이유를 NE 능률과 비상교육, 천재교육에 물어봤다.
■문제집은 잘 푸는데…시험 땐 딴사람?
한병택 NE 능률 능률수학연구소장은 "공식을 잘 외우며 스스로 수학을 잘한다고 생각하다가 막상 시험에서 점수가 잘 나오지 않아 포기하는 학생들이 있다"면서 "주로 하위권 학생들에게 나타나는 현상인데 '수포자'가 되는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라고 말했다. 알고 있는 개념과 공식을 시험 문제에 어떻게 적용하는 방법을 모르기 때문이라는 것.
이를 해결하려면 교과서 각 단원에서 배우는 개념과 중요한 공식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
중위권 학생들도 비슷하다. 공부할 때는 문제를 잘 풀지만 시험에서는 점수가 안 나오는 경우가 많다. 이유는 평소 문제집의 문제를 풀 때는 머릿속으로 이번에 공부하는 단원을 인식하고 있어 필요한 개념이 최적화돼 큰 어려움이 없는데 이를 본인의 진짜 실력으로 착각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중학교 3학년 학생이 피타고라스 정리를 공부하면 머릿속에서 기계적으로 'a2+b2=c2'공식을 떠올리며 문제집의 문제를 푼다. 그러나 실제 시험 볼 때는 문제가 피타고라스 정리, 삼각비, 원의 성질 등 여러 단원이 섞여 출제되므로 어느 단원의 어떤 개념과 풀이 과정을 적용해야 하는지 헷갈려서 어려움을 겪는다.
■쌓이는 새로운 개념들… 결국 단절현상
중학생 때까지는 어느 정도 수학 성적을 유지하다가도 고등학생이 되면 고전을 면치 못하는 학생들 대부분이 암기식 학습법에 길들여져 있는 경우가 많다. 이장선 천재교육 스토리텔링연구회 전문연구원은 "수학 개념을 이해 과정 없이 암기만 하는 것을 가장 경계해야 한다"면서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개념 이해를 충실히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수학 과목은 기초를 바탕으로 개념을 확장해나가는 계통적 학문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상급 학년으로 올라갈수록 기초 개념을 얼마나 잘 이해했는지가 더욱 중요해진다.
한 소장은 "이미 배운 개념을 연계시키지 못하고 새롭게 다시 외우고 공부하려 하기 때문"이라며 "그러다 보면 학년이 올라가면서 공부해야 할 개념들의 숫자만 계속해서 늘어나 부담을 느끼게 되고 결국 '수포자'가 되기 쉽다"고 지적했다.
많은 학생들이 수학을 포기하는 이유가 앞서 설명했듯이 각각의 개념을 배울 때는 알고 넘어가는 듯하지만 다음 개념 또는 단원을 배우면 앞서 배운 것을 바로 잊어버리는 개념 단절 현상을 반복하기 때문이다.
■수학 공부법=수포자 만드는 방법?
김윤희 비상교육 수학혁신부장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수학 공부법은 대개 수포자를 만드는 방법인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많은 문제와 반복된 계산 문제로 아이들을 지치게 하는 것, 부모가 지나치게 수학 공부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 어려운 문제를 풀어야만 쉬운 문제까지도 풀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학교 평가의 난이도를 고려하지 않고 난이도 높은 문제를 풀게 하는 것, 수학 문제를 어떻게 이해하고 풀었는가보다는 몇 개를 풀었는지 여부로 판단해 학습의 질보다 양을 추구하는 것 등을 이유로 들었다.
김 부장은 수학의 공부법을 '아기돼지 삼형제'로 설명하며 "마음은 벽돌집을 짓게 한다고 하지만 정작 아이들을 지도하는 어른들이 갈대집을 짓게 만들어 아이들을 수포자로 만드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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