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노벨화학상, 'DNA 복구 원리 규명' 연구자 3명 공동수상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10.07 20:52

수정 2015.10.07 20:52

올해 노벨화학상은 손상된 DNA(유전자)가 스스로 복구되는 원리를 밝힌 스웨덴, 미국, 터키 출신의 학자 3명에게 돌아갔다. 이들은 각각 유전적 요인이나 노화, 질병 등으로 인해 유전자가 어떻게 손상되고 복구될 수 있는지 등을 규명, 새로운 암 치료법 개발의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7일(현지시간) 토마스 린달 영국 프랜시스크릭연구소 명예교수(77·스웨덴), 폴 모드리치 미국 듀크대 의과대학 교수(69·미국), 아지즈 산자르 노스캐롤라이나대 교수(69·터키, 미국 이중국적)를 노벨화학상 수상자로 발표했다.

이들은 인체 유전자가 해체되지 않는 것은 분자 시스템 차원에서 DNA를 지속적으로 추적·관찰하고 복구하는 메커니즘 때문이라는 것을 규명했다.

왕립과학원은 "이들의 연구는 세포가 손상된 DNA를 어떻게 복구하고 유전자 정보를 보호하는지를 분자 수준에서 밝혀냈다"고 밝혔다.



우선 린달 교수는 '염기 절제 복구(base excision repair)' 연구를 통해 DNA가 굉장히 안정적인 분자라고 여겼던 과학계의 통념을 깨뜨렸다. 또한 그는 DNA가 일정한 정도로 붕괴되고 그에 대한 지속적인 대응 반응이 일어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모드리치 교수는 세포 분열 과정에서 DNA가 복제될 때 일어나는 손상을 세포가 어떻게 극복해내는지 입증했다.

이른바 '부정합 복구(mismatch repair)로 불리는 이 메커니즘은 DNA복제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결함의 빈도를 낮춰준다. 또한 이 메커니즘에 대한 선천적 결함이 대장암 등의 원인이 된다는 사실도 그의 연구를 통해 확인됐다.

산자르 교수는 '뉴클리오타이드 절제 복구(nucleotide excision repair)' 연구를 통해 세포가 자외선에 의해 입은 손상을 복구하는 메커니즘을 밝혀냈다.

산자르 교수는 또 태어나면서부터 이러한 복구 시스템에 결함이 있는 사람이 햇빛에 노출되면 피부암에 걸릴 수 있다는 점을 입증했으며, 특정 세포가 돌연변이 유발 물질로 생긴 결함을 뉴클리오타이드 절제복구를 통해 없앤다는 점도 확인했다.


왕립과학원은 "이들 수상자는 그동안의 연구를 통해 살아있는 세포 기능에 대한 지식을 제공했다"며 "새로운 암 치료법 개발의 길이 열렸다"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 조규봉 서강대 화학과 교수는 "몸속의 효소들은 DNA를 탐색하다가 툭 튀어나와 있거나 문제로 여겨지는 부분을 비틀어 뜯어내는 방식으로 DNA를 복구한다"며 "여러가지 DNA 복구 방식 중 대표적인 메커니즘을 찾아낸 성과"라고 설명했다.


수상자들은 상금 800만 크로나(약 11억2000만원)를 나눠가지게 되며, 시상식은 창시자 알프레드 노벨의 기일인 12월 10일 스웨덴 스톡홀름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린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